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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식품공학회] 추계 ...
 
제   목  
내가 꿈꾸는 우리 농촌
[ 2011-01-19 10:50:04 ]
글쓴이  
관리자
조회수: 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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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 명예교수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덴마크 유학시절 그림 같은 덴마크 농촌을 보면서 무척 부러워했다. 집집마다 넓은 잔디밭에 둘러싸여 있고 사과나무와 체리나무가 한두 그루씩 서있는 여유로운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우리 농촌은 왜 이런 모습을 가지지 못할까? 너무 가난한가? 아니면 마을 구조가 너무 밀집하여 집을 짓고 살기 때문인가? 아니면 우리는 미적 감각이 부족한 것인가?

농촌 환경을 좋아하여 나는 일찍부터 서울 인근 경기도에 집을 짓고 살았다. 30평짜리 비들기창 다락방이 있는 벽돌집을 짓고 집 앞의 작은 텃밭에 잔디를 심었다. 잔디가 예쁘게 자라고 있을 때 동사무소 직원이 나와서 잔디밭을 갈아엎으라고 했다. 농지에 잔디를 심는 것은 위법이고 호화주택이 된다는 것이다. 그제서야 우리 농촌이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시대에 맞지 않는 법과 규제가 우리 농촌을 60년대의 가난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음을 실감하였다.

대학교수로 정년이 가까워질 즈음에 광릉수목원 근처에 작은 농장을 마련하였다. 60평 규모의 유럽식 전원주택을 내가 설계하여 짓고, 자동 개폐장치가 설치된 비닐 온실을 지어 각종 허브와 꽃나무를 키우고 있다. 밭일을 직접 다할 수 없어 자주 사람을 쓴다. 여름철 풀이 한창 자랄 때에는 동네 할머니들이 고추, 토마토, 오이 등 푸성귀를 심은 밭에 김을 매어준다. 하루 일당 4만원을 주고 쓴다. 그런데 이분들이 하루 종일 김을 맨 땅에 무엇을 심어도 4만원의 소출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김을 한번 매서 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것이 오늘 우리 농촌의 현실이다.

농촌에 살아보면 농산물 가격이 너무 싸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좌우간 우리나라의 식품 값이 너무 싸다. 휴대전화 한 달 요금이면 온 가족이 한 달 먹을 푸성귀를 사고도 남는다. 그런데 라면값 몇십원 오르면 정부가 촉각을 세우고 가격 규제를 하고 나선다. 우리 국민은 싼 음식값에 습관이 되어 음식물이 아까운 것을 모른다. 음식쓰레기가 지천이 되도록 마구 버려도 생활비에 별로 축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음식의 대부분이 외국에서 수입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싼 값으로 수입되어 마음껏 먹을 수 있으니 음식이 귀한 것을 모르게 되고,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었던 우리 농촌은 점점 그 존재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 쌀 한 톨 흘리면 그것을 생산하기위해 땀 흘린 농민을 생각하라며 야단을 치던 옛 어른들의 높은 뜻이 사라져가고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마음껏 수입하여 먹을 수 있는 시대가 계속될지 몹시 걱정스럽다.

노동한 댓가도 건지지 못하는 농업의 현실을 만들어 놓고 집 주위에 잔디밭도 만들지 못하게 하는 현실을 도외시한 우리 농촌 농업 정책이 하루 속히 개선되어야 하겠다. 세계적인 식량 대란이 오기 전에 우리 농업을 살려 놓고 식량을 경제적으로 사용하는 지혜를 가르쳐야 한다. 우리가 땀 흘려 생산한 농산물을 온 국민이 귀하게 여기고 도시인들이 농촌에 와서 푸성귀를 감사하게 얻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집집마다 넓은 잔디 정원을 가지고 드문드문 서있는 유실수에는 복숭아, 살구, 사과와 감이 철따라 주렁주렁 달리는 그런 풍경을 보고 싶다. 도시 노동자보다 훨씬 잘사는 덴마크 농민의 긍지와 자부심을 우리 농촌에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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