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생산량이 다시 곤두박질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밀 생산량은 1만9000t에 불과하다. 이는 2009년 생산량과 같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밀 자급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0.9%에 그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로 인해 밀 자급률 목표 달성도 사실상 물 건너가 목표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부는 잦은 기상 이변 등 국제곡물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2011년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 2015년의 식량자급률 목표를 57%로 설정하면서 밀 자급률을 10%로 잡았다. 그러나 지난해 밀 자급률이 1% 미만으로 떨어져 밀뿐 아니라 식량자급률 목표 자체도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970년대 식용밀 자급률은 15%를 웃돌았다. 그러나 값싼 수입밀의 파상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1990년대에는 자급률이 0.05%로 급락했다. 이후 2009년까지 20여 년 동안 밀 자급률은 1% 미만에 그쳤다. 그러던 우리밀이 웰빙바람에 힘입어 수요가 늘면서 2011년에는 식용밀 자급률이 2.2%로 높아졌다.
정부의 자급률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며 확대가 기대됐던 밀 재배가 다시 줄어든 것은 수입밀에 비해 가격이 높아 수요가 한정된 탓이다. 2011~2012년 생산된 우리밀은 판로가 막혀 재고로 쌓였다. 판로 확대와 생산비를 낮추지 않고서는 밀 자급률 향상은 요원하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다행인 것은 올해부터 밀 재배농가에 1㏊당
40만원의 직불금이 지원되고 수매가격도 5.5% 올랐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밀 자급률은 물론 식량자급률 목표 달성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우선 공공비축용 수매와 다양한 소비촉진 대책을 추진, 우리밀 소비를 늘려야 한다. 또 수입밀에 비해 품질이 뒤지지 않는 다수성 품종을 개발하고 경영비 보조 등을 통해 생산비를 낮춰야 농가의 생산의욕이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