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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은 밀, 옥수수와 함께 세계 3대 곡물의 하나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34%인 약 30억 명으로 추산될 만큼 인류 생존을 위해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인류가 석기를 사용하던 시대부터 지금까지 ‘에너지의 원천’이 된 쌀은 특히 우리 민족에게 오랜 역사를 함께 해온 공동체의 근간이자 문화의 중심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쌀과 관련한 농업 및 산업이 최근 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쌀이 밀가루, 설탕과 더불어 건강을 위해 피해야할 '3白식품'의 하나로 지목되는 등 영양학적 오해로 인한 소비 감소와 그에 따른 재고누적, 수입 개방 등의 문제가 첩첩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쌀의 진정한 영양학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식량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안보차원에서의 쌀가공 산업 육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식품음료신문은 지난 6월부터 6개월간 우리나라 식량안보의 근간이 되는 쌀의 중요성과 쌀 가공식품 산업의 현황과 문제점, 대책, 외국의 동황 등을 살펴보고 전문가의 제언을 듣는 기획보도를 9회에 걸쳐 진행했다.
이를 통해 쌀 산업은 생산뿐 아니라 소비와 유통 등 연관 산업을 포함한 가치사슬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정부의 정책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시장의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도 쌀의 영양학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품종 및 가공기술 개발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정책적 제도적 지원이 없다면 너무도 힘든 작업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는 쌀의 증산만큼이나 이의 균형 잡힌 수급을 통한 안정적 발전을 위한 소비대책 마련에 힘을 기울여야한다.
중요한 것은 아무리 좋은 쌀 품종을 개발했다하더라도 실수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공염불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신체의 생리활성을 돕는 기능성 쌀로 △식이섬유 함량을 높인 다이어트 쌀 △필수아미노산이 많아 성장을 촉진하는 키크는 쌀 △칼슘과 철분 등 한국인에게 부족한 미량원소를 보충해주는 미네랄 쌀, △항산화 기능과 스트레스 저항력을 높여줘 젊어지게 하는 컬러 쌀 등이 상용화됐다. 의약용 품종으로는 △‘GABA’ 함량이 높은 알코올중독 치료 쌀 △비타민, 예방백신 등을 밥으로 섭취하는 의료쌀과 △특정질환 환자용 맞춤형 쌀 등이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쌀 표면에 유효성분을 입혀 영양 가치를 높인 코팅 쌀과 △미생물을 쌀에 배양하거나 발효시킨 발효 쌀 △발아 과정을 거쳐 맛과 기능성이 증대된 발아현미 등 기존 품종의 가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법도 개발됐다.
최근 막걸리 열풍을 뒷받침하기 위한 우리술 전용 쌀과 가공적성을 밀가루 수준으로 높인 쌀국수, 쌀면용 쌀 등 가공식품 맞춤형 쌀 외에도 미백․항산화 효과가 높은 화장품 및 유아용 파우더의 소재로서 쌀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마디로 쌀의 효용은 ‘포만감 → 맛 → 건강 기능성’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쌀의 진화와 더불어 생활 속에서 보다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쌀가루 산업의 활성화가 절실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쌀 가공산업은 떡, 면류, 주류 등 부가가치가 낮은 1차 가공 위주로, 그것도 전체 쌀가공식품 시장의 절반 이상을 떡류가 차지하는 왜곡된 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쌀가공식품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종사자의 대부분이 고령인구이고, 밤을 새워 작업해야하는 3D 업종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원료곡도 값싼 수입쌀이나 재고미에 의존함으로써 필요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없다는 것도 산업체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따라서 이러한 쌀 가공식품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이 급선무인데, 쌀가루산업을 제대로 육성한다면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밀가루처럼 어떠한 식품에도 적용이 가능한 물성에 위생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인 쌀가루제품이 개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우리보다 쌀가공산업이 앞선 일본에서 밀가루에 쌀가루를 10% 혼합하는 'R10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지만, 우리는 쌀가루를 50%까지 혼합해도 가공적성에 전혀 문제가 없는 'R50' 쌀가루 제품이 개발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동안 쌀가루엔 점성과 쫄깃한 식감을 부여하는 글루텐이 없어 가공적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완전히 해결함으로써 영양적으로나 기술적으로도 쌀 가공식품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는 쌀가루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하는 이유로, 품질안정과 위생성, 생산 간편성 외에도 다양한 제품개발이 용이하다는 점을 든다. 가장 비근한 예로 떡공장에서 쌀가루를 사용할 경우 우선 쌀을 빻는 기계설비가 필요없는데다, 밤새 쌀을 불려서 새벽에 일어나 무거운 쌀을 들어올리며 갈아야하는 수고와 시간, 쌀뜨물로 인한 환경오염 방지와 인력·제조경비 등을 크게 절감할 수 있고 ,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고품질의 제품을생산할 수 있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
정부 당국은 쌀가공산업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쌀가루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산업발전 방안을 마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쌀이 남아돈다해서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일시적인 지원책보다는 안정적 식량확보 차원의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쌀가공산업 육성 정책이 이뤄져야한다. 이를 위해 쌀 산업을 가치사슬의 통합적 관점으로 인식해 다양한 시장 창출을 꾀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며, 산·학·연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과학적 임상실험을 통한 효능 확인과 전문 식품 및 제약 기업과의 협력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높은 쌀 기술 수준은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에 원조 아이템으로 활용돼 영양실조와 힘들어 하는 곳에 작은 희망을 심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흘려 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