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세계 식량의 날을 맞아 본지는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고려대 명예교수)을 만나 식량 안보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이 이사장은 "식량의 날은 난민 구호의 날이기도 하지만 식량 안보의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금융 시장의 충격은 당장 생존 문제로 이어지진 않죠. 하지만 곡물 시장의 충격은 달라요. 국내총생산(GDP)은 높지만 원하는 때에 필요한 양만큼 먹을 것을 구할 수 없는 나라, 선진국인가요?"
그의 문제 제기가 도발적으로 들리는 이유는 각종 패스트푸드와 길거리 음식에서부터 유기농 브런치까지 먹을 것이 넘쳐나는 시대이니 음식만큼은 언제든 손쉽게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는 "우리나라는 곡물 수요의 70% 이상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며 "특히 곡물 자급률이 23.6%로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고 우려했다. 이 이사장은 국가가 식량을 생산하고 통제하는 능력이 제3의 무기라고 생각한다. "식량 시장과 정치는 분리될 수 없습니다. 식량줄을 쥐고 있는 나라와 마찰이 생기면 식량이 제재 수단으로 등장하게 될 겁니다. 그때 가서야 식량산업에 대한 가치를 절실히 느끼면 `만시지탄`인 거예요."
이 이사장이 생각하는 대안은 유전자변형 농산물(GMO) 식품이다. "유기농만 고집할 것이 아닙니다. 따지고 보면 현대의 식량 작물이 대부분 유전자 변형 과정을 거친 것이기도 하구요"라며 GMO 식품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어 "식품 가격 인상은 서민에게 타격을 준다고 하지만 식품의 제대로 된 가치를 사람들이 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가격안정화 대책을 발동하면 오히려 시장만 왜곡된다며 시장 균형의 변동을 소비자들이 수용하게 하고, 그럴 여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쌀 등을 지원하는 것이 제대로 된 정책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