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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hoto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
미국작물학협회(CSSA) 생명과학 부문 의장을 지낸 패롯 교수는 지난 4월 16일부터 19일까지 제주도 서귀포에서 열린 ‘제3차 국제식물유전자원 유전체학술대회’ 참석차 방한했다. 이날 대회에는 1000명 가까운 전 세계 학계와 농정 당국, 몬산토·신젠타·듀폰 등 글로벌 농업기업 관계자들이 찾았다. 지난 4월 18일 주제 발표 직후 주간조선과 만난 패롯 교수는 GM작물 재배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을 거듭 강조했다.
패롯 교수에 따르면, GM기술을 적용한 쌀은 특히 향후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편이다. 몬산토·신젠타 같은 다국적 농업기업이 주도하는 GM기술 개발도 아직 콩과 옥수수, 면화 등이 주 대상이다. 반면 우리의 주곡인 쌀은 아직 상업화가 되기 전으로 최근에는 중국 등지서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실정이다. 농촌진흥청 등 우리 농정 당국이 GM쌀 시장을 놓고 다퉈볼 여지가 있는 셈.
그는 “GM작물은 선택이 아닌 대세”라고 했다.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콩의 99%, 옥수수의 77%가 GM기술이 적용됐고, GM작물을 재배하는 국가는 31개국이다. 심지어 그는 “이란, 파키스탄, 브라질, 아르헨티나에서는 과거 농부들이 몰래 GM종자를 들여와 심기도 했다”고 말했다. GM작물이 돈이 된다는 것을 안 농민들이 GM종자를 밀수해 농가 소득을 끌어올린다는 것. 우리도 박정희 정부 때인 1963년 옛 중앙정보부 주도로 다수확 쌀을 이집트에서 밀반입한 적이 있다.
이처럼 GM작물의 농업생산성 향상 효과는 이미 세계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그는 “GM작물 재배로 인한 농업생산성 증가는 6%에서 최대 50%에 달한다”며 “GM작물을 재배하기 전에는 수확도 하기 전에 풍수해와 병충해로 사라지는 곡물의 양이 전체 수확량의 20~30%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안 버려졌으면 세계적 식량위기에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을 만한 양”이란 것이 그의 말이다.
패롯 교수가 농업에 관심을 둔 것은 힘들게 농사짓는 조부모를 보면서부터였다. 그의 외가는 중남미 과테말라 이민가정 출신으로, 조부모 때부터 담배, 옥수수, 목축 등 농업에 종사했다. 그는 “조부모 때는 GM작물과 같은 과학기술이 없어서 열악한 기후 아래 하루 종일 해충에 시달리는 등 힘들게 일하고 제대로 쉬지조차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그는 농업연구에 투신해 미국 켄터키대에서 농학을 전공하고 위스콘신대에서 식물육종 및 유전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농업생명공학 분야 저서만 14권에 달한다. 그는 “GM작물을 재배하면 농업생산성 향상으로 농민들의 휴일을 늘릴 수 있다”고 했다.
이는 한국의 농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더욱이 그는 “제초제나 살충제 등 위험한 농약 사용을 줄여 건강을 보호하면서도 생산성은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농민들이 ‘그라목손’ 같은 제초제를 잘못 마셔 생명을 잃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게다가 농약 사용이 줄면 농가경비는 절감되는 반면 농가소득은 올라간다.
GM작물에 막연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우리와 달리 미국 농가의 GM기술에 대한 신뢰도는 상당하다고 한다. 그는 “미국 농민들은 FDA(미국 식품의약국)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이는 유럽 지역에서 GM기술에 대한 막연한 불신을 갖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이에 대해 패롯 교수는 “1998년 영국에서 터진 광우병 사태로, 유럽에서는 정부 발표를 믿지 못하는 풍조가 생겼다”고 말했다. 신뢰 부족에 따른 악순환이란 것. 그는 “엄격한 규제는 GM작물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만 만들어낼 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도 GM작물에 대한 가장 까다로운 규제를 갖춘 국가”라고 우려했다. 기술 개발을 통한 곡물 증산이 시급한데도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단일 형질 GM작물에 대한 안전성 심사도 국제기준에 비해 지나치게 까다로워 GM기술 개발의 걸림돌이 된다는 지탄을 받을 정도다. 반면 미국에서는 유연한 규제를 바탕으로 단일 형질의 GM종자 개발을 넘어서 2~3가지 이상 장점을 한데 갖춘 복합 형질 GM작물 개발로 이미 화두가 옮겨간 상태다. 예컨대 ‘병충해’ ‘가뭄’ ‘제초제’ 등에 저항하는 특성을 한꺼번에 갖춘 종자를 개발하는 것이다. 패롯 교수는 “미국에서는 이미 거의 대부분의 GM작물이 복합 형질을 가진 것들”이라면서 “최대 7가지의 장점을 한데 갖춘 GM작물도 있다”고 말했다.
“GM작물은 전 인류가 재배한 모든 작물 중 가장 철저하게 안전성을 검증받은 작물”이란 것이 그의 주장이다. 재배국과 수입국 모두에서 GM작물의 안전성에 관한 검증이 진행된다. 실제 지금까지 GM작물로 인해 발생한 안전사고는 단 한 건도 없다. 되레 2006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재래식으로 키운 시금치에서 살모넬라균이 발생해 100명 넘는 식중독 환자가 발생한 적은 있다.
그는 “농업의 역사는 종자개량의 역사”라며 “1960년대만 해도 벼나 밀의 키가 어른 어깨까지 올라왔던 것을 아느냐”고 말했다. 태풍과 호우에 취약한 큰 키의 벼와 밀은 모두 퇴출됐고, 지금은 알곡이 많이 나오고 키가 작은 벼와 밀로 개량됐다. 이는 3대 작물 중 하나인 옥수수도 마찬가지다. 그는 “거듭된 개량을 통해 1920년대 ㏊(헥타르)당 2t(톤)에 불과하던 옥수수 산출도 지금은 12t으로 6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환경단체와 시민단체에서 제기하는 “GM작물 옹호론은 GM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몬산토나 신젠타 같은 미국과 유럽 농업기업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이란 주장에는 강하게 부인했다. 패롯 교수는 “GM종자에 대한 특허권 역시 영원한 것이 아니고 유한한 것”이라며 “병충해 저항성 GM종자를 사용하게 되면 살충제 같은 농약 사용은 오히려 줄어 농업기업들의 수입이 줄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동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