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최근 국제곡물 가격의 상승으로 축산농가의 사료비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같은 국제 곡물가격 상승은 이상기후에 의한 일시적 요인보다 신흥경제국의 곡물 수요증가, 바이오에너지 수요증가 및 수출국의 식량자원 무기화 등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가격상승 추세는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국제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국내 배합사료가격의 상승에 대응 방안으로서는 양질의 조사료를 최대 생산해 가축에 급여함으로써 배합사료 원료곡물의 도입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2011년 10월 조사료 증산정책을 수립해 국내 유휴농지를 이용한 조사료 생산기반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사료작물 재배면적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에 있으나 아직까지 양질 조사료의 생산량은 부족한 실정이다. 양질 조사료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재배면적의 확대와 단위면적당 생산성 향상, 그리고 조사료의 품질향상이 3대 핵심과제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양질조사료 생산기반은 논, 밭, 간척지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제일 중요한 양질조사료 생산기반을 꼽으라면 바로 논이다. 현재 우리나라 벼 재배면적은 약 87만4천ha이고, 벼 재배 후 휴경기간을 이용한 사료작물 재배가 가능한 논 면적은 약 61만2천ha로 약 70%에 달한다. 반면에 현재 밭을 이용한 조사료 재배면적은 약 5만ha이나 다른 경제작물과의 경합이 심해 재배면적의 확대가 쉽지 않다. 따라서 우리나라 실정에서 경지정리가 잘 되어있는 논을 생산기반으로 ‘쌀 + 양질조사료 생산 = 식량자급률 제고’라는 정책이 필요하다.
만약, 답리작 재배가 가능한 논 면적의 70%에 해당하는 42만8천ha에 겨울철 사료작물을 재배한다면 299만6천톤의 양질조사료 생산(ha당 건물 7톤 기준)이 가능하다. 이는 우리나라의 소가 연간 먹는 총 배합사료량(603만2천톤)의 33%(197만7천톤)에 해당해 연간 1조 596억원의 배합사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양질조사료 생산 확대를 위해 우수한 사료작물 품종과 안전 재배기술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특히 겨울철 휴경 논을 이용한 답리작 재배에 알맞은 월동 사료작물로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코윈어리’ 등 12품종, 청보리는 ‘유연’등 8품종, 호밀은 ‘곡우’ 등 6품종, 월동귀리는 ‘삼한’ 등 6품종이 개발되어 있고, 봄과 가을에 재배하는 귀리품종으로 ‘하이스피드’등 2품종이 개발 보급되고 있다. 또한 사료작물별로 안전재배기술이 개발 보급되고 있고, 최근 이상기후에 대응하여 작물의 특성을 고려한 양질 조사료의 생산성 향상 기술이 개발 보급되고 있다.
우리나라 양질조사료 생산은 전라도에서 주로 많이 확대되어 왔다. 이는 전국 조사료 생산 경영체(영농조합법인)의 수가 1,400 정도이며 그 중에서 약 80%가 전라도에 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전라도에 편중되어 있는 조사료 생산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것이 조사료 재배면적 확대 정책의 중요 관건이다. 다행히도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개발한 사료작물인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신품종과 재배기술을 이용해 경기도와 경상북도에서도 금년 가을부터 논을 이용한 답리작 사료작물 재배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전국으로 확대가 크게 기대되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논을 이용해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쌀을 생산하는 농가와 양질의 조사료를 생산하는 농가와의 상호 이해와 협력뿐만 아니라 쌀을 담당하는 정책부서와 조사료를 담당하는 정책부서와의 상호협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