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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농업개발 민간 역할 키워야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26.7%에 불과하다. 쌀을 제외한 밀, 옥수수, 콩 등은 수요량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다. 이 같은 불안한 수급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국가곡물조달시스템 구축사업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해 실현 가능한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이와 함께 국내 생산력을 회복시켜 해외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도 필수적인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 주도형 추진체계 재점검해야
현재 정부가 계획중인 유통망 확보 중심 국가곡물조달시스템 구축사업의 여러가지 한계를 감안할 때 사업에 대한 종합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실효성이 떨어지는 유통망 확보만으로는 사업에 한계가 분명한 만큼 현지 생산기지 구축부터 건조·저장·유통·판매 등 생산 이후의 처리방안까지 종합적인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업 추진체계부터 재점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양병우 전북대 교수는 “곡물 조달에 대한 정부 개입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민간기업에 대한 정보전달시스템 구축과 함께 현 곡물 수입상 및 거래상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 독과점을 개선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정태근 한나라당 의원(서울 성북갑)은 지난 2월28일 국회 대정부 질문 자료를 통해 “과거 정부 주도형 해외농업개발 실패 사례를 참고해 민간 중심의 해외농업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의원은 특히 “정부는 진출국과의 협력 체결을 통해 외교적 지원, 정보·기술 제공, 초기 리스크 경감을 위한 펀드 조성 등을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민간기업들도 같은 바람이다. 러시아 연해주에서 농장개발사업을 진행중인 현대종합상사의 김용진 부장은 “민간기업의 독자적인 해외농업개발은 낮은 수익성, 대상국의 제도 경직성, 열악한 인프라, 정치적 불안정성 등 여러 문제로 벅찬 실정”이라며 “국가 대 국가의 협력이 우선된 후 민간자본과 인력이 들어가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 추진체계의 일원화도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국가곡물조달시스템은 에너지와 마찬가지로 국가안보에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통일된 전략 아래 장기적으로 일관된 추진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한 대책으로 식량수급을 총괄할 가칭 국가식량조달청과 같은 목표가 구체적이고 체계화된 기구의 설립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농업 활성화 대책도 중요
국내 생산을 늘리는 방안도 식량위기 극복을 위해 중요한 과제로 다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경지면적은 1970년 230만㏊에서 올해 170만1,000㏊까지, 경지이용률은 같은 기간 142%에서 108.8%로 떨어질 전망이다. 곡물자급률은 1980년 56%에서 2009년 26.7%까지 낮아졌다.
한편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인구 증가, 소득 향상에 따른 곡물 소비 증가 및 바이오연료용 곡물수요 증가 속에 기상이변에 따른 세계 주요 곡창지대의 생산 악화 등이 겹쳐 각국의 식량무기화가 노골화되고 있다. 최근 러시아가 곡물 수출금지기간을 올 상반기까지 연장하고, 아르헨티나와 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출세 또는 수출할당을 실시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때 해외곡물조달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국내 생산력 확대라는 지적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진출했거나 향후 진출을 계획중인 해외식량기지는 대부분 저개발국가이고 체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우리가 생산기지를 확보하더라도 향후 국제정세 변화에 따라 곡물 반입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세계적인 식량위기가 한층 더 심화될 경우 기존의 유통시스템만으로는 곡물 확보가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국내 생산을 늘리는 방안이 식량위기 대응에 더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방안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최근 김성수 한나라당 의원(경기 양주·동두천)이 주최한 ‘해외농업개발 발전 토론회’에서 “해외농업개발뿐만 아니라 국내 개발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유휴농지 개간과 규모화 등 기반조성사업을 확대한다면 곡물(사료) 공급 확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정태근 의원은 “이모작을 병행하는 농가가 밀을 재배할 경우 발생하는 산소 배출량에 대한 직불금 지원을 신설하거나 현재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추진하는 논소득기반 다양화 사업의 지원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투자를 늘려 국내 식량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경석 기자 ksle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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