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개편안 가운데 식품안전 관리 업무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일원화하려는 방향에 대해 농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식약청을 식약처로 격상키로 한 것은 ‘식품안전업무’의 총괄·조정기능을 맡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식약처가 식품의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의 안전업무를 통합해 관리하려는 것은 ‘농장에서 밥상까지’ 생산부처로 일원화하는 선진국의 추세와도 맞지 않다는 것이 농업계의 주장이다.
농림수산식품부와 소속기관이 관장하는 비료·농약관리와 축산물 검역·검사·위생관리 등을 전문성과 경험이 부족한 식약처가 맡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축산물 위생관리 기능이 보건복지부로 넘어갔다가 1998년 다시 농림부로 이관돼 생산·가공·유통을 일관 관리하면서 소매단계의 축산물 일반세균수를 100분의 1로 줄인 것은 생산부처가 생산단계의 안전관리를 강화한 때문이다. 최종단계에서의 검사나 반송보다 생산단계의 예방조치가 경제적이라는 것은 세계무역기구(WTO)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도 인정하고 있다.
집행기능이 약한 식약처가 생산단계에서 안전관리를 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수입식품의 관리규정 미비로 식품안전이 사각지대에 놓인 상태에서 생산단계까지 책임지는 것은 한계가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수입식품의 반입신고와 유통·이력추적에서 관리상 허점을 발견하고 식약청과 관세청에 제도개선을 권고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박근혜 당선인이 강조한 ‘4대 악(惡)’의 하나인 불량식품을 뿌리 뽑자면 전문성을 갖춘 농식품부가 생산단계에서 안전관리를 맡아야 한다. ‘규제’ 기관이 될 식약처가 생산단계 안전관리업무를 책임진다면 식품산업 진흥이 저해될 수도 있다. 농식품산업을 육성하고 안전한 식품을 국민에게 공급하려면 농식품부가 위험관리를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