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밀가루 생산의 75%를 담당하고 있는 제분 3사가 일제히 가격을 인상하면서 가공식품 가격은 물론 외식업체의 메뉴가격 상승까지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2011년 4월 평균 8% 수준으로 가격을 올렸던 제분업체들은 이번에도 평균 8.7%의 가격인상을 단행했고, 가격 인상에 대해 국제곡물가의 상승 등 원부자재 가격 압박이 컸다는 뻔한 스토리를 늘어놨다.
문제는 가격상승은 둘째 치더라도 이러한 가격상승의 주범이라 할 수 있는 우리의 저조한 곡물자급률은 당최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에게 농산물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치부돼 왔다. 국가 산업적 측면에서 반도체나 자동차 등 첨단산업에 비해 중요도가 떨어지는 사양 산업이라 인식이 있었던 더 컸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사태는 곡물이 국가안보까지 위협하는 상황까지 초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 실감나는 사실은 지난 2010년 러시아가 보여준 자원민족주의다. 당시 러시아는 이상기후로 농산물 작황이 좋지 않자 밀수출을 제한했으며 러시아에서 밀을 수입하던 이집트와 중동 국가의 식량부족사태는 물가를 폭등시키며 쿠데타 촉발의 주된 원인을 제공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인 22.6 %로 이웃나라 일본의 28%보다도 더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1990년대 40 %까지 기록했던 것을 매년 1%씩 까먹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들이 거의 100% 이상 곡물자급률을 유지하고 있어 식량수급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과 크게 비교되는 사실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심각성을 깨달아야한다. 매번 곡물가격이 상승할 때마다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변명하기엔 식량은 국가경제와 안보까지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는 갑작스러운 식량부족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지속적인 농업기술 개발과 해외농업개발, 경작지 확보, 농어촌을 발전시키기 위한 중장기적인 방안에 심혈을 기울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