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물가상승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했던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세도 한 풀 꺾여, 당초 우려보다 피해가 없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통계청은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6.5로, 전년 동월에 비해 1.6% 상승했다고 3일 발표했다. 농축산물과 석유류가 안정세로 돌아섬에 따라 소비자물가가 지난 8월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1%대로 떨어졌다. 8월 물가상승률은 2000년 5월 이후 최저치인 1.2%대를 기록했다가 9~10월 두 달 동안 각각 2%, 2.1%를 기록했다.
특히 그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폭으로 서민에게 부담이 됐던 생활물가지수가 전년동월대비 1% 상승하는데 그쳤다. 신선식품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 오르며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였지만 전달에 비해서는 6.6% 하락했다. 식품 중 채소와 과일가격은 12월에 더 내릴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집중호우나 태풍이 온 뒤 급등한 물가가 제자리를 찾는데 평균 2~3달 걸린다. 지난 9월 대형태풍 이후 신선식품지수가 두달 연속 전월대비 크게 하락했다. 하지만 전년 동월비로는 아직 높은 수준이라 더 낮아질 여지가 있다는 것.
국제 곡물가격 급등세도 완화되고 있다. 지난 9월과 11월을 비교할 때, 옥수수는 부셸(곡물이나 과일의 중량 단위)당 7.63달러에서 7.40달러로 낮아졌다. 밀 가격은 8.87달러에서 8.65달러로, 콩도 16.76달러에서 14.49달러로 가격이 하락했다. 이날 소비자물가 발표에서도 국제곡물가격을 반영하는 가공식품 가격지수가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년 동월대비로도 2.6% 상승하는데 그쳤다.
당초 통계청이 11월부터 애그플레이션 영향이 물가에 반영될 것으로 분석했지만, 예상과 달리 국제곡물가격 인상효과가 국내 물가에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안형준 통계청 물가동향과 과장은 "지난 9월 농산물 가격 급등을 애그플레이션의 본격적인 시작으로 보는 분석이 나왔는데, 11월 물가를 보면 아직 반영이 안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희망적인 건 9월 이후 콩, 옥수수 국제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라며 "애그플레이션 영향도 당초 우려했던 것 보다는 덜할 것으로 기대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농촌경제연구원도 "미국 작황이 호전 된데다 내년 상반기 수확될 남미지역 옥수수, 콩 생산량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여 11월 옥수수, 콩 국제 선물가격이 하락했다"면서 내년 1분기 곡물 가격도 올 하반기보다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12월에도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를 유지할 경우 올해 전체 물가가 2% 초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11월까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