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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식량 수급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올겨울부터 유휴농지에 보리·밀·조사료 재배를 유도해 식량자급률을 높이기로 한 것이다. 보리·밀·조사료는 재배면적을 전년보다 17.2% 확대해 자급률을 보리 18.1→26.7%, 밀 2→6.3%, 조사료 80.9→87.4%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남부지방은 3모작을 적극 유도하고, 기계화도 촉진한다는 전략이다. 세부 계획을 잘 수립해 시행하면 자급률 제고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대책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는 한걸음 더 나아가 논에 겨울철 작물을 재배할 경우 밭직불금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올해 20만ha의 논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키로 했다.
이 같은 일련의 대책은 근래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들이다. 물가상승을 이유로 할당관세제도를 남용해 무관세 수입을 촉진하던 것과 180도 다른 분위기다.
세계적인 곡물 수급 불안 속에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이 무려 22.6%까지 곤두박질쳐 정부로서도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이처럼 곡물자급이 위험에 빠지고 국회와 국민의 지탄이 있은 다음에야 정신을 차린 정부가 한심하다. 풍파가 일기 전에 둑과 방파제를 정비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하는 법인데 우리는 이렇듯 사후약방문 식으로 대처하는 것이 안타깝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곡물자급률 하락으로 우리 사회가 자급률 향상의 절박성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농협은 올해 보리 생산량 8만5,000t 가운데 6만5,000t을 수매키로 하는 등 자급률 제고를 견인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럴 때 정부는 그동안 시장기능에만 맡겨 식량안보를 위기에 빠뜨린 양정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칼을 빼들어야 한다. 그 개혁의 칼날이 자급률 하락을 촉진한 원인을 도려내는 데 쓰여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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