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쌀 재배면적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2000년 107만2000ha였던 쌀 재배면적이 5년만에 9%가 감소한 98만ha로 주저앉더니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89만2000ha, 85만4000ha로 집계됐다. 매년 여의도 면적의 38배 가량에 해당하는 쌀 재배면적이 없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쌀 재배면적의 지속적인 감소세를 고려해 볼 때 쌀 자급률이 3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잠정집계한 2011년도 양곡년도 쌀 자급률은 전년에 비해 21.6%p 하락한 83%로 나타났다. 이는 냉해로 극심한 흉년을 겪었던 1981년도 쌀 자급율 66.2%를 기록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물론 쌀 자급율의 최저치가 수급차질로 이어진다는 것은 아니다. 국제 곡물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쌀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연간 총 수요량 517만9000톤 가운데 2010년산 429만5000톤을 비롯해 2009년산 40만4000톤(식용), 구곡 15만7000톤 등 485만6000톤이 공급돼 실제 국산자급률은 93.7%에 달한다는 정부의 발표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쌀 재배면적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줄어들 경우 쌀 자급률 감소 역시 불가피하다. 당장 다음 해 쌀 수급부터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태풍 ‘볼라벤’과 ‘덴빈’, ‘산바’가 오기 전 올 쌀 생산량을 437만톤으로 전망했으나 전남·북 지역의 벼 백수피해가 심해 지난해 422만톤보다 적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9·15 쌀 작황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정확한 생산량을 알 수 있으나 쌀 자급률 감소폭 자체의 심각성은 더 이상 간과할 문제가 아니다. 최근 2~3년 사이 생산된 쌀을 쌀 수급용으로 포함하고, 여기다가 매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쌀 2만톤까지 계산에 넣더라도 쌀 전용면적 감소분에 해당하는 쌀 생산량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 여기다가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쌀 만큼은 국내 생산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2015년 쌀 자급률 목표를 98%로 하겠다는 정부의 양곡정책과 연계해 논 면적을 확보해야 하고, 나아가서는 통일에 대비한 자급목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아울러 쌀 생산농가에게 실질적인 소득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 산지 쌀값이 10년 전과 비교해 별 차이가 없고서는 벼 생산농가들에게 영농의욕을 불어넣어 줄 수 없다. 정부가 정해 놓은 쌀 목표가격 17만원은 커녕 최근 쌀값이 10년 전인 2003년 16만872원, 2004년 16만5875원보다도 적게 형성되고서는 도저히 쌀 재배면적 감소를 막을 수가 없다. 지난해와 같이 산지쌀값이 15만원대를 넘어서자 전년 수확기 가격과 단순 비교해 11% 가량 올랐다고 쌀을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몰아붙이는 행태는 쌀 재배면적 감소를 더욱 가속화시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