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주식인 '쌀'을 자급할 수 있다. 하지만 식생활의 서구화·대체가공식품의 증가 등으로 주식용 쌀 소비량은 급감추세다. 반대로 갈수록 소비량이 증가하는 밀은 98% 가까이 수입산에 의존한다.
'쌀=밥'이라는 공식 대신 쌀 가공 산업을 육성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국내산 쌀로 밀의 수요를 대체할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국산밀 생산저변을 넓히고 소비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남아도는 쌀…'활용'하고= 국내 가공용 쌀 소비량은 지난 2007년 18만 톤에서 지난해 40만 톤으로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 생산량의 6% 정도로, 주요 쌀 소비국가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쌀 가공식품업체의 경영규모가 영세하고 정부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쌀 가공업체 855곳 중 연간 쌀 소비능력이 1000톤 이상인 업체는 15.3%(131개사)에 불과하다. 실제 쌀 사용량 기준으로 따지면 3.6%(31개사)로 줄어든다. 또 이들이 2010년 소비한 가공용 쌀 30만 톤 가운데 정부 공급량은 25톤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쌀 가공업체가 자체 원료조달능력을 점진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당분간 정부재고 쌀을 저가에 공급하는 한편 올해 다수확 가공용 쌀 계약재배단지를 5000ha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15년까지는 이를 3만ha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쌀 소비를 위해서는 '쌀밀가루' 수요 확보도 중요하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해부터 서울시 전역 음식업소에 밀가루에 쌀가루를 10% 혼합한 쌀밀가루를 공급하고 있다. 유통단계 없이 제조업체에서 음식업소에 직공급해 일반 밀가루보다 20% 이상 저렴하다. 이처럼 묵은 쌀을 활용해 전체 밀가루에 쌀가루를 혼합하면 약 20만톤 이상의 쌀 소비증가가 예상되며, 수입밀 수요를 대체하는 효과도 나타난다.
◇모자라는 밀…'자급'하고= 밀은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31kg을 소비하는 품목으로 쌀에 이어 제2의 주식으로 꼽힌다. 하지만 밀 자급률은 1%에 못 미치는 실정. 나머지는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농림수산식품부는 국산밀 자급기반 확대를 위해 '범국민 우리밀 1kg 먹기 운동' 등 우리밀 소비촉진을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우선 생산기반을 확대할 수 있도록 민간 우리밀 수매자금을 당초 200억원에서 208억원으로 확대해 저리(3%)로 지원한다. 올해 우리밀 예상 생산량인 4만2000여톤을 전량 수매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셈이다.
그동안 수입산 밀을 사용했던 군인 급식도 우리밀로 대체하기 위해 예산을 협의 중이다. 연간 군인 급식에 사용되는 밀가루 6543톤을 우리밀로 대체하면 밀을 연간 1만톤 사용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생산농가에 82억원의 소득증대를 불러오는 동시에 해외로 유출되는 75억원을 줄일 수 있다.
또 올해 경기도 내 10개 학교에 시범적으로 학교급식에 우리밀 제품을 확대제공하고 있으며 오는 2015년까지는 최소 100곳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우리밀로 만든 맥주나 소주도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주류협회는 오는 13년부터 식용으로 사용하고 남은 밀 2만8000톤을 1kg당 900원에 사들여 주정용으로 사용키로 했다. 우리밀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셈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오는 15년까지 밀 자급률을 10%까지 끌어올리고 생산량도 지금의 연간 4만2000여톤에서 19만5000여톤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