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바이오에탄올 의무사용 미국 정책에 불만고조 … 미국은 관련정책 강화 움직임…국제가격 추가 상승 예상
이명박 대통령은 국제곡물가격 안정을 위해 주요 20개국(G20) 정상에게 서한을 보내면서 “바이오연료 정책을 수정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최근 극심한 가뭄을 겪는 미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국제곡물가격과 바이오연료 정책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바이오연료는 크게 바이오에탄올, 바이오디젤, 바이오가스로 나뉜다. 이 가운데 옥수수나 사탕수수, 타피오카 등 곡물을 발효시켜 정제한 에틸알코올을 휘발유와 섞어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는 바이오에탄올이 가장 크게 성장했다. 특히 옥수수 수출국인 미국은 강력한 에탄올 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2005년 에너지정책법을 제정하고 운송 부문의 바이오연료 사용을 의무화했다. 2012년 기준 바이오연료 의무할당량은 575억ℓ에 달하고, 이 가운데 옥수수로 만든 에탄올이 500억ℓ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최근 1년간 미국에서 소비된 옥수수의 40.1%가 에탄올 생산에 쓰였다. 가축사료 비율은 36.1%에 그쳤다. 자동차가 가축보다 옥수수를 더 많이 소비한 셈이다.
국제 옥수수 가격이 폭등하면서 미국의 바이오연료 정책에 대한 국내외 비판이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 사료비 증가로 어려움에 처한 축산업계와 (바이오연료 정책으로) 수혜를 보는 옥수수 생산자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비난도 고조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2012년 미국의 바이오연료 정책’ 공동보고서를 통해 “국제곡물 수급 상황을 고려해 미국은 바이오연료 의무사용량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세 그라시아노 다 실바 FAO 사무총장은 “유엔 산하 모든 기구와 G20이 에탄올 정책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며 “미국 정부는 곡물가격 안정을 위해 에탄올 의무생산 프로그램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사료협회도 지난 13일 톰 빌색 미국 농무부(USDA) 장관에게 바이오연료 정책을 재고해 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사료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사료업계가 연간 650만t의 옥수수를 수입하는 데 그중 90%가 미국산”이라며 “미국산 옥수수 가격의 등락은 한국 배합사료산업과 축산농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미국의 바이오연료 정책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옥수수농장을 소유한 곡물메이저로서는 이 정책을 통해 얻는 수입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미국 정부는 향후 10년간 바이오연료 이용 확장 계획을 담은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며 “이 법안이 확정되면 국제 옥수수 가격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