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식량물가 폭등… 개도국 폭동 조짐
곡물가 급등으로 인한 사회 불안이 세계 곳곳에서 가시화되고 있다.
반세기내 최악의 미국 가뭄 사태로 인해 옥수수 등 국제곡물가가 치솟으면서, 일부 곡물 수입국들에서 항의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1일 보도했다. 곡물가 전문가들은 개발도상국들이 식량 안전 확보를 위해 사재기에 나설 경우 지난 2007~2008년과 유사한 최악의 식량 위기가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FT는 이미 지난주 모로코, 요르단, 이라크, 한국이 국제곡물거래시장에서 2개월치 곡물을 확보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더구나 2007~2008년 때와 달리 현재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곡물수입국들의 가격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3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콩가격 급등으로 현지 두부 및 템페(콩발효식품) 생산업체들은 사실상 패닉 상태에 놓여 있다. 일부 업체들은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며 생산 거부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란에서는 닭고기 가격 급등으로 연일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당 공식 가격은 3만~6만5000리알로, 1년 전에 비해 거의 3배나 뛰었다. 최근 이란 인터넷 등에는 북동부 도시 네이샤부르에서 시민들이 닭고기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는 동영상이 올라와 국제적인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경찰당국이 국영TV에 닭고기 시식 장면 방영금지를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닭고기를 먹는 장면이 계급 간의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란 정부는 닭고기 가격 폭등으로 인한 민심 악화를 해소하기 위해 터키와 브라질로부터 닭고기를 대량으로 수입, 절반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이란의 닭고기 부족 및 가격 인상은 국제사회의 이란 경제 제재 영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곡물가 급등으로 인해 닭사료 가격이 치솟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은행의 농업리스크 분야 책임자인 마크 새들러는 FT와 인터뷰에서 “식량가 급등으로 인한 우려가 전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면서 특히 대규모 식량수입국과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빈곤국가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지적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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