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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發) 곡물값 상승은 이미 신흥국 애그플레이션을 촉발했다. 콩값 급등으로 인도네시아 두부값은 최근 3주간 30% 넘게 올랐다. 인도네시아 두부업체들은 수입 콩에 대한 관세 완전 철폐를 요구하며 생산 중단에 들어간 상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파키스탄, 중국도 곡물가 상승에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 식탁 물가도 비상사태가 예고된다. 국제 곡물가격 변동분은 4~7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말 이후 국내 밀가루값은 30% 가까이 치솟을 전망이다. 전분과 식물성 유지, 사료값도 10% 안팎의 인상이 예상된다.
애그플레이션을 해결할 뾰족한 방안이 없다는 게 문제다. 각국이 수조달러를 시장에 풀면서 유동성에 따른 애그플레이션 양상까지 보이고 있어서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기자본이 대거 곡물 시장으로 달려갈 경우 애그플레이션은 더 심각한 양상으로 빠질 것이라는 우려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애그플레이션에 대비해 사료 구입자금 지원, 밀과 콩의 무관세 수입, 밀가루의 쌀가루 대체, 콩과 밀의 생산 확대와 공공비축 등의 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지난해 식량자급률과 식량자주율 목표치를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 뒤 후속 대책 이행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국제 곡물값 급등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당시 농식품부는 밀의 자급률을 2015년 10% 올리겠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1%대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의 대규모 곡물 유통기지를 인수해 공급물량을 확보하겠다는 방안도 사실상 접었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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