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덮친 이상고온과 가뭄이 미 곡물가격을 천정부지로 끌어올리면서 지난 2008년과 2010년에 이은 글로벌 식량위기 재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반면 쌀과 밀 등의 주요 곡물가격 인상폭이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낙관론도 대두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인도분 옥수수 가격은 한달 사이에 44%나 올랐고 대두와 밀의 가격 역시 각각 17%, 45% 인상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지난 2007~2008년과 2010년에 불거진 글로벌 식량위기의 고통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옥수수, 대두, 밀 등 주요 곡물의 세계 최대 수출국이다. 남미의 주요 곡물산지는 이미 몇 달 전 가뭄이 휩쓸었다. 따라서 국제 곡물시장이 그만큼 미국의 작황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또한 곡물가격 상승은 지난해 일어난 '아랍의 봄'과 같은 정치적 소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네델란드 라보뱅크의 농산품 조사부문 루크 챈들러 대표는 "최근의 곡물 가격 상승 추이를 보면 지난 2008년과 같은 식량위기가 다시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올해의 곡물가격 폭등이 아직까지는 정치적 전복을 가져올 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데 입을 모았다. 옥수수와 대두의 가격은 폭등했으나 전 세계 빈민국들의 주요 식량인 쌀과 밀은 아직까지 가격 상승이 그리 심하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옥수수와 대두는 주식이기보다는 에탄올이나 식용유로 주로 사용된다.
옥수수와 대두 가격은 2008년의 최고치를 갈아치웠지만 밀 가격은 2008년 부셸당 13.345달러보다 한참 아래인 부셸(1부셸=27.2㎏)당 8.40달러에 그치고 있고 쌀도 2008년 최고가에 비하면 40% 이상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주식인 쌀과 밀의 공급은 아직 충분하기 때문"에 "또 다른 식량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