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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사료용 포함)은 2010년 기준 26.7%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최하위권이다. 그나마 쌀이 자급수준을 이루고 있어 다행이나 밀·콩·옥수수 등 다른 곡물은 자급률을 따지기도 부끄러운 수준인 1% 미만이다.
정부는 곡물자급률을 2015년 30%, 2020년 32%로 끌어올리겠다고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목표치만 있지 이를 뒷받침할 증산대책은 없으니 믿고 싶어도 믿기 어려운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상황이 이 정도면 국제곡물값이나 수급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식량안보가 위협받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는 데 국가적 역량이 집중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식량위기나 식량 부족사태를 말로는 이야기하면서 우리와 관계없는 먼 나라 이야기로 치부하는 데 아주 익숙해져 있다. 이런 식량위기 불감증은 일반국민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에 만연되어 있음은 물론이고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다 보니 식량안보를 입에 담으면서도 일관성 있는 정책은 나오지 않고 그때그때 상황논리에 맞춘 정책이 남발되는 병폐가 시정되지 않고 있다.
식량 생산 확대와 감산정책이 혼재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제곡물값이 폭등하자 안정적인 수입을 명분으로 야심 차게 추진한 국가곡물조달시스템은 작동이 거의 멈춘 상태다. 식량위기 극복대책의 정부 단골메뉴인 해외농장 개척, 곡물 수입선 다변화, 조사료 확대 생산 등도 대책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달라진 것이 없다. 국민 식량의 4분의 3을 해외에 의존하면서 심각한 식량위기 상황에 대비한 매뉴얼이 없다는 것도 상식 밖의 일이다. 식량안보 최대의 적은 식량위기에 대한 불감증이다. 이 불감증 해소와 함께 식량위기 대응태세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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