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유전자변형 농산물에 점령당하는 식탁
우리 국민 80%가 ‘농수산식품을 못 믿겠다’고 한 여론조사 결과는 식품에 대한 소비자 불신의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다. 그것도 한국소비자원이 20세에서 70세의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이니 매일 대하는 먹거리에 대한 불안은 성별이나 세대의 구분도 없는 듯하다.
소비자들이 건강을 해치는 위해요인으로 꼽은 상위 3가지는 유해식품첨가물, 환경호르몬, 그리고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이다. 이밖에 중금속이나 잔류농약 오염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문제는 GMO이다. 현행법상 유해식품첨가물이나 환경호르몬, 중금속, 잔류농약 등은 엄격한 안전기준이 적용되고 있어 철저한 단속과 일벌백계(一罰百戒)의 엄정한 법집행이 이뤄진다면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GMO는 사실상 아무런 제약 없이 우리 식탁을 점령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GMO의 재배가 금지되고 있고 GMO의 혼입률을 3%로 제한하고 있다지만 실질적으로 수입콩이나 수입옥수수를 원료로 하는 거의 모든 식품은 유전자변형(GM)식품이라고 보아야 한다. 세계 콩 재배면적의 81%에서 GM콩이 자라고 있고, 세계 농작물 재배면적의 47%에 달하는 1억4,800만㏊에서 24개 작물 155개 품목의 GMO가 재배되고 있다.
특히 옥수수와 콩은 우리나라에서 자급률이 지극히 낮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수입콩으로 만든 고추장·간장·된장은 물론 식용유와 아이스크림·과자 등 거의 모든 식품에 들어간다. 옥수수는 주로 사료용으로 이용돼 육류를 통한 2차 오염의 주범이다. 문제는 이런 GMO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심리가 중금속이나 잔류농약의 위험성보다 크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이를 규제하거나 소비자들이 대용식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는 것은 식품정책의 부재라고 볼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