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 정부 들어 국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농림수산식품분야 예산 비중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고, 농림예산도 농촌복지보다는 농업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됐다.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은 최근 발표한 ‘현 정부의 농업·농촌 예산’ 분석보고서를 통해 현 정부 농림예산 편성의 문제점으로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는 농업·농촌 예산비중의 지속적인 감소를 주요 문제점으로 꼽았다. 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농림수산식품분야 예산은 15조9,821억원으로 국가전체 예산(257조원)에서 6.2%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 비중은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 2009년과 2010년 5.9%, 2011년 5.7%, 올해는 5.6%로 떨어졌다.
농림예산의 비중 감소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2015년까지의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국가전체에서 차지하는 농림예산 비중은 2013년 5.4%, 2015년엔 4.9%로 떨어지는 것으로 계획됐다. 같은 기간 동안 국가 전체예산은 4.8% 증가하는 반면 농림예산은 1.0% 늘어나는 것으로 책정된 데 따른 것이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도 이 같은 농림예산 비중 축소와 관련, 예산 보고서를 통해 농업분야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지 않으면 식량자급률이 낮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농촌복지보다는 농업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사업이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 정부의 대표적인 농업경쟁력 강화 정책은 ▲시·군유통회사 설립 ▲대규모농어업회사 육성 ▲농식품전문투자펀드 조성 ▲한식 세계화사업을 위한 외식업체 지원 등을 들 수 있다.
정부는 시·군유통회사 사업을 위해 2009년부터 올해까지 4년 동안 207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aT(농수산물유통공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11개 시·군유통회사의 운영성과는 여전히 미흡하고 기존 시·군 단위 유통조직들과 갈등구조만 심화되고 있다.
2009년 이후 56억원이 들어간 대규모농어업회사 육성 역시 사업자 지정만 있을 뿐 수출 등 실질적인 사업실적은 전무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농식품전문투자펀드도 2010년부터 올해까지 1,507억원이 편성됐지만 실제 투자금액은 86억원(4.3%)에 불과하고 그나마 농업분야에 대한 투자는 더욱 저조하다.
특히 한식세계화사업을 위해 해외 진출기업에 농산물가격안정기금에서 관련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원대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지원대상을 보면 한식세계화와 관련이 없는 ㈜카페베네, ㈜롯데리아 등 커피와 햄버거를 판매하는 업체들까지 포함됐다. 농산물 가격안정을 위해 쓰여지는 농산물가격안정기금이 자금 출처원인 것도 지적됐다.
이에 반해 농가소득 및 농촌복지예산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소득경영안정분야 예산은 2009년 2조6,811억원에서 올해는 2조3,107억원으로 줄었고, 농촌개발복지증진부문 예산도 같은 기간 동안 1조7,485억원에서 1조5,970억원으로 감소했다.
보고서는 반복되는 국제 식량파동에 대처하기 위해 ▲식량자급률 확대 ▲기초농산물 정부 수매제 부활 ▲생산비 보장 계약재배 확대 ▲중소 가족농의 안정적 생산·판매·소득창출을 위한 생산 및 소비 조직화 ▲지역농식품 순환체계 구축 등에 농림예산을 집중 편성할 것을 요구했다.
오영채 기자 karisma@nong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