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세계 식량의 날에 부쳐
16일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정한 ‘세계 식량의 날’이었다. FAO 창립기념일에 기원을 둔 세계 식량의 날은 가난과 굶주림 극복을 위한 지혜를 모으자는 취지로 1979년 제정됐다. 이날 우리나라에서도 비정부기구(NGO)를 중심으로 세계 기아 어린이 돕기 행사 등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사실 우리 역시 불과 한세대 전까지만 해도 ‘보릿고개’가 상징하듯 해외 원조 밀가루에 의존해 배고픔을 달랜 대표적인 식량부족 국가였다. 올해 세계 식량의 날을 맞아 국가기록원이 공개한 1950~1960년대 ‘보릿고개’ 영상과 사진·포스터 등은 우리 엄마와 아빠 세대들의 너무나 배고팠던 그때를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유엔(UN)과 FAO 등에 따르면 70억명에 달하는 세계 인구 가운데 10억명 안팎이 매일 배고픔과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세계 인구는 해마다 8,000만명씩 늘어나 2050년이면 최저 92억명에서 최대 105억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반면, 세계 식량생산은 20세기 말 이후 사실상 성장을 멈췄다. 이런 추세라면 지구촌 인구의 30% 이상이 가난과 굶주림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식량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화석연료의 사용과다에서 기인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은 이른바 인류의 ‘빵바구니’인 세계 주요 곡창지대 곡물생산량을 급감시키고 있다. 게다가 잇따른 곡물수출국의 금수조치로 인한 세계곡물시장에 대한 신뢰도 추락은 무역을 통한 식량안보 허구성을 말해주고 있다.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 올해 쌀 생산량은 3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당장 남는 쌀 걱정에서 비켜선 양정당국이야 반색할 일일지 모르겠지만 전체 곡물의 75%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의 식량안보 차원에서는 적신호가 아닐 수 없다. 모쪼록 세계 식량의 날이 우리 식량문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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