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튤립 알뿌리 한 개가 집 한 채 값.’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다. 컬러 파프리카 종자 1g(250립)에 9만2000원. 이 역시 실화다. 그것도 요즘 시세다. 올해 초 가격으로 금값의 1.6배에 해당한다.
금보다 비싼 종자(씨앗) 전쟁이 시작됐다. 세계 종자시장 규모는 1975년 120억달러에서 2008년 695억달러로 늘었고, 2020년에는 16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종자 교역량도 1990년 30억달러 내외에서 2000년 35억달러, 2008년 71억달러 등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년 이내에 식량전쟁이 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종자전쟁도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내년에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에서 품종보호제도가 전면 시행되면 종자산업의 무한경쟁이 시작된다. 각 작물이 품종보호대상이 되면 종자를 보유한 기업에 로열티를 줘야 한다. 세계 10대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1996년 14%에서 최근 67%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종자전쟁에서 한참 뒤처져 있다. 현재 국내 종자시장 규모는 세계 시장의 약 1.5%인 10억5000만달러 수준. 로열티 지급의무 발생 품목은 1998년 27건에서 2008년 223건으로 급증했다. 국산품종 점유율은 딸기 60%, 표고버섯 40%, 참다래(키위) 10%, 장미 18%, 국화 15% 등에 불과하다.

정부는 ‘금보다 비싼 종자(Golden Seed)’를 개발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 농촌진흥청, 산림청이 공동으로 기획한 ‘골든 시드 프로젝트’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2021년까지 10년간 수출전략 10개 품목, 수입종자 9개 품목 등 19개 품목에 대한 종자 개발에 3985억원을 투자한다. 수출전략 품목은 벼, 감자, 옥수수, 고추, 배추, 수박, 무, 바리, 넙치, 전복 등이다. 수입대체 품목은 돼지, 닭, 양배추, 토마토, 양파, 감귤, 백합, 김, 버섯 등이다.
<김다슬 기자 amorfat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