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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자급은 선진국의 필요조건이다 - 제18회 과총 과학기술혁신정책포럼 토론요지
[ 2019-06-12 13:25:02 ]
글쓴이  
관리자
조회수: 8150        

제18회 과총 과학기술혁신정책포럼

기후위기시대 ‘식량안보법’ 제정방안 모색

2019. 6. 11.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


<토론요지> 

식량자급은 선진국의 필요조건이다. 

이철호(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세계의 선진국들은 식량자급률이 100%를 넘거나(호주, 프랑스, 미국, 캐나다 등), 스위스와 같은 서유럽의 작은 나라들도 최소한 60% 이상의 식량자급률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한 1995년 30%의 곡물자급률로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있었다. 그러나 일본은 해외 곡물유통망을 소유하고 해외농장을 경영해 식량자주율이 100%를 넘고 있으며, WTO 이후 부단한 노력으로 현재 곡물자급률 29%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현재 곡물자급률이 24% 이하로 떨어졌으며, 해외 곡물유통망이나 해외농장도 부진하여 곡물자주율이 곡물자급률과 동일한 OECD 국가 중에서 식량자급률이 가장 낮은 국가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것은 우리나라 식량정책의 실패, 또는 정책 부재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늘의 ‘식량안보법 재정 방안 모색 토론회’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식량정책의 실패 요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는 일이야 말로 우리가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책임지지 않는 정부의 자급률 목표치 발표와 구호에만 그치는 식량 농업정책을 더 이상 반복하지 말고, 실효성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입법화해야 한다. 식량안보법 제정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몇가지 사안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농지전용을 막아 농업용지의 급속한 감소를 막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6.25 동란 직전에 농지개혁을 단행한 결과 적화통일을 막고 대한민국을 수호할 수 있었다. 경자유전의 헌법정신은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으나 농지법의 각종 예외조항에 의해 농지가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으며, 임차농 비율이 6.25 이전과 같은 60% 수준에 달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년간 연간 평균 2만ha(전체 농지의 1%에 해당)의 농지가 전용되었다. 식량안보법을 만들어 농지전용을 어렵게 하고 농민에게 농지를 돌려주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2. 쌀 생산 제한조치를 즉시 철폐하고 쌀의 수요창출을 통한 쌀 증산을 법제화해야 한다.

‘쌀이 남아돈다’는 사실이 식량안보에 착시현상을 일으켜 식량생산이나 자급 노력을 무력화하고 있다. 쌀의 소비감소로 수입식량이 증가하고 국내 생산을 게을리 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1인가구의 증가와 생활양식의 변화로 집에서 밥을 짓는 ‘집밥’이 사라져가는 시대상황에 맞춰 쌀가공 식품산업을 육성하고 쌀 수요창출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쌀은 한반도 통일 이후 주로 남한에서 생산되어야 하므로 남한의 쌀 생산 능력을 확대 유지하는 것은 통일을 준비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3. 통일 이후 식량안보를 위한 한반도 식량비축계획을 세워야 한다.

분단된 한반도의 특수상황을 고려하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권장하는 18%의 식량 예비율은 충분하지 않다. 급작스러운 통일이 될 경우 100-150만톤의 쌀이 부족하게 된다. 이를 위해 통일미 120만톤의 항시 비축을 법제화하기 바란다. 매년 60만톤의 쌀을 2년간 비축하였다가 쌀가공 식품산업으로 방출하는 것이다. 매년 60만톤의 쌀이 쌀가공산업 원료로 안정적으로 공급되면 쌀가공 식품산업이 크게 발전하고 시대에 맞는 다양한 쌀가공 식품이 개발되어 쌀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통일미 비축사업은 쌀값을 안정시키고, 쌀가공 식품산업을 발전시키며, 북한주민에게 한국민의 통일염원을 전달함으로서 통일을 앞당기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통일미 120만톤 비축에 드는 비용은 2013년도 기준 4,844억원으로 추산되며 통일부 예산의 11.8%에 해당한다. 

4. 저소득 영세민에게 쌀 무상지원제도를 실시하여 진정한 복지국가를 실현한다.

미국이 잘살아도 영세민에게 푸드스탬프 제도를 실시하는 것처럼 우리도 영세민에게 쌀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제도를 입법화해야 한다. 현재 최저생활수급자에게 쌀을 반값으로 지원하고 있으나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최저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전체인구의 7%)에게 매월 1인당 10kg의 쌀 또는 쌀 가공식품을 지원하면 진정한 복지국가의 면모를 세울 수 있으며 쌀 소비도 촉진될 수 있다. 영세민에게 쌀을 무상지원하는 제도가 실시되면 1년에 17만톤의 쌀 추가수요가 예상된다. 또한 이 제도가 선행되어야 통일이 되는 순간 북한주민에게 즉시 식량을 공급할 수 있다. 이 사업에 드는 추가 예산은 2013년 기준으로 8,106억이 추산되며 이것은 복지 예산의 0.8%에 불과하다.  

5. 식량낭비를 줄이기 위한 범부처간 협력의 법제화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막대한 식량손실과 낭비가 일상화 되어 전체 식량의 1/3이 버려지고 있다. 식량의 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가 이러한 낭비구조 속에서 음식쓰레기 처리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현재 버려지는 음식을 반으로 줄이면 식량자급률을 15% 올릴 수 있다. 식량낭비의 원인은 식품 안전성에 대한 불신, 유통기한에 대한 오해, 음식에 대한 경시풍조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식량낭비 줄이기는 범국가적 사업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특히 농식품부, 환경부, 식약처 등 관련부처들이 각자 할 일을 정해 솔선수범해야 한다.  

6. 식량위기 대응시스템을 입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식량안보법에 반드시 명시되어야 할 사항은 식량위기 대응시스템이다. 식량위기가 발생했을 때 정부와 국민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자세한 매뉴얼이 작성되고 국민에게 숙지시켜야 한다. 일본은 식량위기 대응매뉴얼이 규정되어 있으나 우리나라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수행한 연구보고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상의 제안은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의 도서출판 식안연에서 2014년 출판한 ‘선진국의 조건 식량자급’과 2019년도에 출판한 ‘요셉의 지혜, 한반도 식량비축계획’에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재단은 이들 책을 국회의원 전원에게 기증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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