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 지난해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1㎏이다. 이는 30년 전인 1988년 소비량(122.2㎏)과 견줘 절반 수준으로, 역대 최저치다.
쌀 소비량은 1980년대 이래 줄곧 감소해왔는데, 최근 10년간의 소비감소율을 보면 2009년에서 2012년까진 2% 안팎, 2013년에서 2015년까진 매년 3%대였다. 그러다 2016년 1.6%(1㎏)에 이어 2017년엔 0.2%(0.1㎏)로 전년 대비 소비감소율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일각에선 쌀 소비감소세가 정체 내지는 바닥에 근접했다는 희망 섞인 분석을 내놓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지난해 쌀 소비량은 감소폭(1.3%, 0.8㎏)이 전년보다 오히려 큰 폭 늘어난 것으로, 쌀 소비감소세가 멈추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쌀은 우리의 주식이자 농업생산액 1·2위를 달리는 품목이란 점에서 어디까지 떨어질지 매년 소비량 추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쌀 소비감소세가 진행형이라는 것은 같은 동양권인 일본·대만의 사례를 봤을 때 어렵지 않게 예측해볼 수 있다. 2016년 기준 이웃 일본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4.4㎏, 대만은 44.4㎏에 불과하다. 과거(1970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일본이 95.1㎏, 대만은 134.5㎏으로, 특히 대만의 경우 우리나라(136.4㎏)와 비슷했다. 즉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나라의 공통점은 쌀 소비감소세가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고, 다른 점은 소비감소폭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2016년 쌀 소비량을 1980년과 비교하면 일본이 약 31% 감소한 데 비해 대만은 56%, 우리나라는 약 53% 각각 감소했다.
쌀 소비감소세를 어떻게 늦추고 돌려세울 것인가는 당국의 혁신적인 정책 변화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우리 양곡정책은 생산에 초점을 맞춘 수급정책으로, 소비확대책이라고 해봐야 쌀 가공·수출 확대 등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이제 생산에서 소비로 과감히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 예산이 뒷받침된 지속적이고 실효성 있는 쌀 소비정책 없이는 과잉생산·소비감소가 악순환되는 쌀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