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공품 개발 위한 제도적 뒷받침 필요 식생활 교육 강화하고 마케팅 펼쳐야
쌀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지탱하는 생명줄이자 삶이다. 또 단순한 농산물이 아니라 소중한 생명산업이다. 쌀산업은 농민의 중요한 소득원으로서 국민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쌀의 생산기반과 소득기반이 붕괴하면 국가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밥값은 해라’ ‘대한민국 사람들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쌀은 우리 주식이었다. 하지만 2017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1.8㎏으로, 쌀 소비가 가장 많았던 1970년의 136.4㎏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된다. 쌀 소비가 줄어든 원인은 사회 전반적인 생활수준이 향상돼 식생활 문화가 다양해지고, 외식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쌀 이외에 선택할 대체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탄수화물 식품인 쌀에 대한 거부감으로 쌀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 이는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연령층을 불문하고 탄수화물 섭취에 불안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쌀=탄수화물=살’이라는 인식이 강해져 다이어트에 예민한 요즘 사람들이 대표적인 탄수화물 식품인 쌀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쌀밥을 먹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쌀은 한국인의 주요 에너지원으로서 우리가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의 30~40%를 제공한다. 쌀눈에는 빠른 회복과 활발한 두뇌활동을 위해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은 물론 성장기 어린이에게 필요한 미네랄과 다양한 단백질이 함유돼 있다.
물론 과다한 탄수화물 섭취가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필수영양소인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대사 불균형을 일으키기 때문에 반드시 적당량의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한다. 밥으로 섭취하는 탄수화물은 소화시간이 길고 포만감을 줘 체중조절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밥은 ‘좋은 탄수화물’로 건강과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이에 반해 과당·밀가루 등 인공 정제된 탄수화물은 섬유질이나 필수지방산이 모두 제거된 채 칼로리만 높아 비만을 부를 수 있다.
쌀 소비를 늘리려면 편의성이 높고 영양을 간편하게 챙길 수 있는 쌀 가공식품을 많이 개발해야 한다. 밥쌀용 쌀 소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가공용 쌀 소비는 늘고 있다. 쌀 가공식품이 새로운 쌀 소비창구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1인가구 증가에 맞춘 컵밥과 컵떡볶이가 대표적인 상품이다. ‘글루텐 프리(Gluten free)’를 강조한 쌀 과자도 인기가 높다.
따라서 쌀 가공식품이 활발히 개발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쌀 소비가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그동안 원산지 확인서를 받을 수 없었던 ‘정부양곡 국내산 가공용 쌀’의 원산지 확인이 가능하도록 정부가 제도를 정비한 일은 국내산 쌀의 가공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쌀 소비를 촉진하려면 우선 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고, 어릴 때부터 식생활 교육을 활성화해 ‘밥 먹는 습관’을 갖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소비형태 변화와 현대인의 입맛에 맞춰 그들이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쌀 가공식품을 개발해 소비를 늘리는 다양한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
이와 함께 단순히 ‘쌀을 먹자’는 무미건조한 외침보다는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쌀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 또 소비자들이 스스로 쌀을 찾을 수 있도록 신선한 마케팅도 펼쳐야 한다. 수입 시판용 쌀의 경우 국산과 구별이 어렵고 가격 차이가 크며 소규모로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단속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수입쌀 부정유통도 강력히 단속해야 할 것이다.
이기웅 (순천대 농업경제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