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기농 장점만 소개하는 교육 아쉬워 식품안전 관리하려면 한계도 다뤄야
어떤 제도나 시스템을 도입·운영하려면 해당 제도의 장단점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좋은 점만을 부각해서도 안되고, 반대로 지나치게 단점만 이야기해서도 안된다. 2017년 정부는 탈원전 정책에 따라 노후 원전의 수명연장을 중단하고, 신규 원전 건설계획을 백지화했다. 이 과정에서 원전을 대체할 태양광발전사업의 문제는 없는지, 전력부족 문제는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원전 수출의 기회를 스스로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있다.
이러한 일은 또 다른 곳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최근 유기농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교육이 정부 지원을 받아 실시되고 있는데, 유기농이 가진 장점만 부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콜먼 명예교수는 유기농 식품이 다른 기존 식품과 대비해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 농약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해충이나 미생물에 대응하기 위해 식물체가 스스로 만드는 천연의 살충제 물질을 섭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후손에게 깨끗한 자연환경을 물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유기농은 매우 바람직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잔류농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어 다행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식중독균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 식품의 안전성에 확신을 갖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해외를 둘러봐도 그렇다. 미국 질병관리본부가 매년 발표하는 식중독 사고의 원인을 보면 2위는 거의 유기농 식품이 차지한다. 몇년 전 유럽연합(EU)에서는 유기농 샐러드로 인한 식중독 사고로 수십명이 죽고 수천명이 입원하기도 했다. 그만큼 보이지 않는 세균까지 철저히 관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농약을 아예 쓰지 않는 것이 좋은지, 농약을 과다하지는 않지만 안전성을 유지할 정도로 소량을 사용해 생명의 또 다른 위험요소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논란은 오랫동안 있어왔다. 하지만 먹거리의 안전성문제는 생명을 담보로 한 선택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런 문제점에 대해 충분히 인식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 유기농법을 알리고, 유기농의 장점을 소개하는 교육도 중요하나 또 한편으로는 유기농의 한계에 대해서도 균형 있게 학습하도록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지원하는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유기농의 단점은 언급하지 않고 유기농이 고혈압이나 당뇨에 좋다고만 교육한다면 식품안전에 대한 사전 대비가 소홀해질 수 있다. 반면 유기농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이나 이를 유통하는 도소매업자, 그리고 소비자들이 유기농법의 한계를 알고 식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한다면 식품안전 관련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 신문 <디 짜이트(Die Zeit)>는 이슈가 되는 현안에 대해 독자가 충분히 이해하도록 돕고자 신문의 한쪽에는 긍정적인 면을 다룬 찬성의 글을, 바로 옆 한쪽에는 부정적인 면을 다룬 반대의 글을 동시에 게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왜 이런 선택을 하는가? 객관적인 판단을 하려면 양쪽의 주장을 모두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여겨서다. 한쪽에 치우친 보도를 하는 것은 언론의 자세가 아니기 때문이다.
식품안전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식품안전에 대한 교육은 언제나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는 유기농이 가진 장단점을 모두 아우르는 교육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