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적 허용에도 농지 절반 임대차 선의의 피해 발생 않도록 경각심을
정부가 농지임대차 제도를 개선하려는 모양이다. 본지가 단독으로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농지임대차 개선방안을 국회에 보고했다는 것이다. 제도개선 내용은 크게 두가지로 알려졌다. 불법 임대차는 제재를 강화하고, 임차농민은 안정적으로 농사를 짓도록 하겠다는 게 뼈대다.
우리나라는 1996년 농지법 시행 이후 원칙적으로 농지임대차를 금지하고 있다. 헌법의 경자유전 원칙 조항에 따라 농지 소유는 농업경영 목적으로 농민과 농업법인에만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대차는 예외적으로 일부만 인정하는 것이다. 반면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2016년 기준 전체 농지 가운데 절반(50%)이 임차농지이고, 전체 농가의 58%가 임차농가다. 품목별로도 쌀(논)은 이미 절반 이상(52%)이 임차농지다. 예외적으로만 허용되는 제도라는 말이 무색한 지경이다. 이러다보니 임차농지 가운데 불법 임대차가 점점 늘어나고, 구두계약이 성행해 실제로 농사짓는 임차농들은 상당수가 부재지주의 갑질에 시달린다. 농지임대차가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다. 이에 임대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농지임대차 관리강화를 위해 농지 소유 규제를 풀면 경자유전의 원칙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커서 땜질식 보완에 그쳐왔다.
이번에 정부가 검토하는 제도개선안은 경자유전 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그동안 농업계와 전문가들이 제기한 여러 방안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대책이라 할 만하다. 농지이용 실태조사를 강화하고, 불법임대차 신고포상금제 도입 방안을 담은 점에서는 정부의 불법임대차 근절 의지가 읽힌다. 임대차 허용대상을 확대해 재촌지주의 임대를 부분적으로 허용하며, 임대차 허용지역을 확대하려는 방안도 눈에 띈다. 특히 임차농 보호를 위해 정부가 표준계약서를 만들어 제공하고, 품목과 시설 특성에 따라 임차기간을 장기화하려는 안은 임차농의 어려움을 헤아린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개선방안이 마련됐다고 현실의 문제가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건 아니다. 그만큼 실천이 중요하다. 제도시행 과정에서 농민들의 영농의욕을 꺾는 선의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져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