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기반의 다국적 화약·제약 기업인 ‘바이엘’의 로고(사진 왼쪽)와 미국의 다국적 종자·농약 기업인 ‘몬산토’의 로고(사진 오른쪽).
전세계 종자시장 29%, 살충제시장 24% 점유 전망
농업사업 일부 매각 조건 미 법무부 인수 허용 다우듀폰·켐차이나와 경쟁
농산업계 대규모 합병 잇따라 독점 인한 제품값 상승 우려 미 법무부 “시장독점 없을 것”
몬산토 기업명 미사용 방침
독일 기반의 다국적 화약·제약 기업인 바이엘이 미국의 다국적 종자·농약 기업인 몬산토에 대한 인수 절차를 7일 마무리했다. 바이엘이 몬산토 인수 대금으로 지불한 액수는 모두 630억달러(67조3780억원)다.
이번 인수로 세계 종자·화학 시장은 바이엘·다우듀폰·켐차이나 등 3개 기업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바이엘은 인수가 마무리되면 전세계 종자시장의 29%, 살충제시장의 24%를 점유하게 된다.
바이엘은 미 법무부의 인수 허가를 마지막으로 유럽연합(EU) 등 반독점당국의 승인을 완료했다. 미 법무부는 바이엘이 90억달러에 달하는 자사의 농업사업 일부를 경쟁사인 바스프(독일)에 매각하는 조건으로 인수를 허용했다. 바이엘의 자사 매각규모는 미국에서 이뤄진 합병 승인 요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농산업계의 대규모 합병은 2017년부터 시작됐다. 2017년 미국의 다우케미컬과 듀폰이 합병해 다우듀폰(DowDupont)이 탄생했고, 이어 중국 화학회사 켐차이나가 스위스의 신젠타를 인수했다.
이같은 대규모 합병이 계속되면서 독점으로 인한 제품의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의 4월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에도 빅6(몬산토·바이엘·바스프·듀폰·다우·신젠타)가 이미 전세계 살충제시장의 75%, 종자시장의 62%를 차지했었다. 보고서는 “바이오테크놀로지가 발달하면서 종자시장에서 이익을 얻고자 하는 기업들이 합병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었다.
이에 따라 미 법무부는 인수 요건으로 내건 바이엘의 자사 매각이 시장독점 우려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일례로 중국 켐차이나의 신젠타 인수 당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켐차이나가 미국 아다마(ADAMA)의 농약 파라콰트·아바멕틴·클로로탈로닐에 대한 모든 권리와 자산을 캘리포니아에 있는 농화학회사 암박(AMVAC)에 매각하도록 했다. 또 다우케미컬과 듀폰 합병 당시 유럽 집행위원회는 듀폰의 작물보호사업을 미국 농화학기업 에프엠씨(FMC)에서 인수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기도 했다.
바이엘은 앞으로 몬산토의 기업명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디칼브> <애스그로우> <루이스> 등 기존의 몬산토 고유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유전자변형농산물(GMO)에 반대했던 이들은 바이엘을 새로운 몬산토일 뿐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단체인 식품안전센터(CFS)의 앤드루 킴브렐 이사는 “몬산토의 기업명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GMO까지 포기한 것일 순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