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구상에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는 유기성영양물질(음식, 사료 및 비료)을 통해 자기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얻어 생명을 건강하게 유지, 성장시켜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유기성영양물질을 생명물질이라 하며 우리 선조들은 조상에 대한 제사상 차림을 준비하면서 음식에 대해 경외감까지 갖고 있었다.
정승헌 건국대 교수·사료영양학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모든 개발도상국가의 경제발전 모델이 되었으며, 식품유통매장에는 각종 식재료나 가공식품들이 넘쳐나고 있고, 거리에는 세계 어디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멋지고 훌륭한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분명 축복받은 땅이다. 그러나 이 축복이 우리 후손들에게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질지가 불투명하다. 식량자원과 에너지자원의 고갈, 물 부족, 지구온난화 등 전 세계적인 환경변화로 불안한 미래적 지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식량자원은 생명자원으로 안정적인 자급률을 확보하는 것은 후손들을 위해 준비해야 될 중차대한 사명인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26%에 머무르고 있으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그룹에 속해 식량자원으로 평가하면 진정한 선진국 진입이 어려워 보인다. 이 시점에서 음식물을 생산, 가공하여 소비하는 우리의 식문화는 어떤지 정말 진실된 마음과 역사를 두려워하는 겸손함으로 반성해 보아야 할 때이다. 대부분의 1차 식자원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우리 생명을 외국에 맡기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음식을 단순히 돈으로 팔고 사는 공산품처럼 인식하고 있어 자기가 만족하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않으면 언제든지 버릴 수 있는 쓰레기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가?
우리나라에서 1년에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가 500만t에 가까우며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무려 18조원에서 20조원이라니 참으로 놀랍고 슬픈 일이다. 유기성영양물질은 새롭게 만들어지기보다 자연 생태계 안에서 순환되는 것임을 감안하면 음식물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고 발생된 쓰레기는 다시 생명체의 자원으로 전환시키는 자원순환 사회를 만드는 것은 음식을 먹는 우리 모두의 책무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내 눈앞에서 보이지 않는다 하여 결코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시간이 흐르고 나면 반드시 그 값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음식물을 쓰레기로 배출하는 것은 우리 후손들이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을 하나씩 쌓아 놓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음식물쓰레기는 단순히 20조원의 경제적 가치 상실이 문제가 아니고 미래적 관점에서 우리의 생명자원이 쓰레기가 되어 건강한 삶을 잃어버리게 되고 굶주리는 지구촌에 도덕적 범죄가 됨을 알아야 한다. 우리의 할머니들이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음식을 버리면 죄로 간다”고. 이제 음식물쓰레기, 버리기 전에 만들지 말고, 버리는 것에 대해서는 도덕적·경제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