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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안전성문제’ 소비자 - 과학계 소통 필요 - 농민신문
[ 2018-05-10 11:06:32 ]
글쓴이  
관리자
조회수: 8582        
링크 #1  
https://www.nongmin.com/opinion/OPP/SWE/TME/289893/view , Hit: 9317

[시론] ‘식품 안전성문제’ 소비자 - 과학계 소통 필요


식품업계 ‘GMO 완전표시제’ 화두 기술·표시 문제 등 충분히 논의해야


 국내 식품업계의 화두는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의 완전표시제’다. 시민단체들이 3월 청와대에 낸 ‘GMO 완전표시제 도입’ 국민청원은 20만명을 훌쩍 넘겼다. 이들은 청원에서 ▲GMO를 사용한 식품에는 예외 없이 GMO 표시를 할 것 ▲공공급식과 학교급식에 GMO 식품 사용을 금지할 것 ▲GMO를 사용하지 않은 식품에 ‘Non-GMO’ 표기가 가능하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GMO를 둘러싼 논쟁은 끊임없이 지속돼왔다.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를 비롯한 많은 세계적 시민단체가 GMO 반대 운동을 벌였고, 미국에서도 농민들을 주축으로 GMO 반대 운동이 전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세계의 여러 과학자들은 GMO의 인체 위해성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2016년에는 노벨상 수상자 120여명이 그린피스에 대해 ‘GMO 반대 중단’ 촉구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GMO의 인체 위해성’을 입증한 연구로 알려진 2012년 프랑스 셀라리니 교수 연구팀의 실험에 대해서도 프랑스 식품환경노동위생안전청과 유럽식품안전청의 검토 결과 ‘불완전한 실험’이라는 결론이 났다.

소비자의 알 권리 보장은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하기 전에 짚어봐야 할 문제가 있다. 소비자가 GMO 표시를 보고 식품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 일리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따져보면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우선 유전자를 재조합하는 과정에서 다른 생명체로부터 유전자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해 자신의 유전자 일부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만든 식품에도 GMO 표시를 적용해야 하는가의 문제다. 세계적으로 관련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나 우리는 아직 이런 문제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아울러 GMO 사료를 먹인 가축에 GMO 표시를 해야 하는지도 쟁점이다. 또 GMO 사료를 먹인 젖소에서 짜낸 우유로 만든 치즈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경우 GMO 사용 여부를 판단하기가 기술적으로 어려운데, 어떻게 표시를 할 것인지도 논의가 필요하다.

또 GMO 콩을 Non-GMO 콩과 혼합해 기름을 만들면, 기름 속에 정확히 어느 정도의 GMO 콩이 사용됐는지 분석할 수 있는 기술도 확립돼 있지 못하다. 여러모로 GMO 분석 기술이 아직 완전하게 확립되지 못한 상태에서 GMO 완전표시제를 시행한다면, 소비자가 GMO 표시제를 믿지 못하고 더욱 혼란만 가져올 수 있다. 기술적 문제들을 충분히 논의한 다음에 GMO 완전표시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08년 ‘광우병 파동’이 발생한 지 올해로 10년이 된다. 당시 이영순 서울대 수의대 명예교수는 “광우병은 이미 사라지는 단계”라고 말했다가 큰 곤욕을 치렀다. ‘한국인은 광우병에 취약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뻥뻥 뚫린다’ 같은 광우병 괴담들이 2008년 봄 대한민국을 휩쓸었고, 광우병 관련 촛불집회가 석달 넘게 이어졌다. 과학과 전문가를 믿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번 그릇된 정보를 받아들이게 되면 이를 바로 잡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소비자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식품 안전성문제는 더욱 그렇다. 소비자와 과학계의 소통이 충분히 이뤄져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안전한 식품의 가치에 대해서는 소비자든 과학자든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 과학계는 소비자가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소비자는 이를 믿고 신뢰하는 소통의 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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