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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안전한 농산물을 위하여 
식중독 사전 대비 체계 마련하고 국민 모두가 국토 소중히 아껴야 추위가 유난히 매서웠던 2017년, 경북 포항의 지진과 충북 제천의 화재 사고 등 대형 사고들이 줄지어 일어나 우리의 마음을 더 얼어붙게 했다. 지진 같은 천재지변은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다지만, 다른 사고들은 예방조치를 철저히 했다면 피해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무엇보다 철저한 예방이 필요한 분야가 또 있다. 바로 먹거리 쪽이다. 기계설비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먹거리 안전사고는 눈으로는 파악조차 어려운 부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아울러 온 국민이 함께 협조해주지 않으면 사고를 예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특히 미생물의 움직임은 눈에 보이지 않아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사람끼리 접촉을 통해서도 오염이 일어나고 동식물이나 공기를 통해서도 오염이 발생하기 때문에, 미생물에 대해 잘 알고 대처하지 않으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먹거리 안전사고로 식중독 사고가 있다. 이는 우리의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이 잘못돼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여름철에만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는 게 아니라 겨울철에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겨울철 식중독을 유발하는 미생물 중 대표적인 게 노로바이러스다. 영하 20℃에서도 살아 있어, 겨울철 이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면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식중독 사고는 평소 손을 깨끗하게 씻고, 물을 끓여 마시고, 음식을 충분히 익혀 먹는 습관을 지니면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간단한 원칙들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먹거리 안전사고 가운데 식중독 사고가 2위를 차지하고 수천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 모두가 바짝 신경 써야 하는 문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은 캠퍼스 곳곳에 ‘손 씻기 캠페인’ 포스터를 부착하고, 학생들이 이를 실천하도록 유도해 식중독 사고를 최소화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런 자발적인 노력만이 먹거리 안전사고의 위험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게 한다.
소비자만 조심해서 될 일은 아니다.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도 각자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파악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출하하도록 힘써야 한다.
특히 유기농 식품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다보니 식중독 오염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실제로 7년 전 유럽에서 대형 식중독 사고로 수십명이 목숨을 잃은 적이 있기에 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최근 식품시장은 1인식이나 간편식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여기에 들어가는 채소류 등 신선식품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식중독 등 미생물 사고를 사전에 대비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농산물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생산되려면 모든 국민이 국토를 깨끗하게 쓸 줄 알아야 한다. 등산을 가거나 낚시터에 가면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흔히 볼 수 있다. 자기 혼자만의 행복이면 충분하다는 좁은 사고방식을 버리고, 우리 모두의 자산인 토지를 깨끗하게 다루고 소중히 해야 할 것이다. 여기저기 버려진 농약병이나 폐비닐, 각종 부패성 쓰레기 등은 우리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우리의 먹거리마저도 황폐하게 만들 수 있으며 심각할 경우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노력은 비단 농민들만의 몫이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가 동참해야 하는 일이다.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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