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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농촌의 위기, 개헌이 답이다 - 농민신문
[ 2018-01-04 15:15:45 ]
글쓴이  
관리자
조회수: 8709        
링크 #1  
https://www.nongmin.com/opinion/OPP/SWE/RPT/285691/view , Hit: 9282

[농민포럼] 농업·농촌의 위기, 개헌이 답이다


경자유전 원칙 없애면 부작용 심각 직불금 확대 등 통해 농지 보호해야
 


농지는 농사짓는 농민이 소유해야 한다는 게 헌법 제121조에 명시된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이다. 법과 현실은 다르다지만, 우리나라 농업현실을 보면 암담하기만 하다. 농산물 생산기반인 농지는 주택지나 공장부지로 꾸준히 전용돼 급격히 감소하고, 농지가격도 급등했다. 농지가 농업용으로 부적합한 수준에 이른 것이다.

이런 가운데 경자유전의 원칙이 시대착오적이라며 폐기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임차농 비율은 60%에 이른다. 특히 도시 근교의 농지는 대부분 농민이 아닌 이들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자유전의 원칙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경자유전의 원칙을 폐기한 대만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대만의 농지가격은 한국의 약 10배에 이른다. 농지가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농지가격의 급상승은 농산물 생산 급감을 가져오고, 이는 국민의 먹거리를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고간다. 사실상 식량안보에 빨간불이 켜지는 것이다.  

이렇게 농지가격이 폭등하면 농업에 새로 진입하려는 귀농인이 농지를 구입할 수 없게 된다. 농가 고령화와 맞물려 대만에서는 사람이 살지 않는 농촌이 크게 늘고 있다. 휴경지가 크게 증가하는 한편, 그나마 농사짓는 땅에서조차 임차인이 수익을 극대화하려고 화학비료와 살충제를 쏟아부어 환경을 파괴하기도 한다. 경자유전의 원칙을 포기하면 먹거리 안전, 식량안보, 농촌문화, 국토의 균형발전 등 많은 것도 함께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 경자유전의 원칙을 폐기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농업·농촌은 다른 산업과는 달리 공익적 역할이 월등히 큰 산업이다. 이러한 공익적 가치는 국민 모두에게 그 혜택이 돌아간다. 유럽에서는 농업의 공익적 기능이 중요하다는 점을 일찍이 인식하고, 이에 기반을 둔 직불금 등 보조금 형태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우리의 직불금은 전체 규모도 작지만, 그나마도 대부분 쌀농업에 집중돼 있다. 2018년 농업예산은 14조4996억원으로 2017년과 별 차이가 없으며, 이 가운데 직불금 예산은 2조4000억원 정도다.

우리나라 농업·농촌은 안팎으로 위기다. 우리나라에 농산물을 수출하는 주요 국가인 유럽연합(EU)과 중국을 보자. EU는 풍부한 농업보조금 지원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은 농산물이 넘쳐나고 있다. EU는 역내 농산물가격 안정을 위해 농산물 공급량을 조절하고 가격을 통제한다. 그리고 비교우위에 있는 농산물에 대해서는 역외로 수출한다. 우리나라는 EU의 세계 네 번째 농산물 수입국이다. EU로부터의 농산물 수입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국에서 들어오는 농산물은 한국인의 식탁을 점령하고 있는 수준이다. 중국산 농산물은 최고의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하지만, 안전성은 보장할 수 없다.

농업·농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에서 개헌은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

헌법상 경자유전의 원칙을 강화하고,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담은 조문을 마련해야 한다.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을 헌법에 담아 이를 기반으로 한 직불금을 확대하고, 농산물의 생산 요소인 농지를 농지답게 보호해야 한다. 헌법이라는 것은 하나의 정치공동체가 지켜야 할 가치가 담기는 국가의 최상위법이다. 농업·농촌의 위기를 극복할 헌법 조문을 마련하기 위해 모두가 머리를 맞댈 때다.


사동천 (한국농업법학회장 홍익대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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