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 직원이 벼 수확이 끝난 논에 가축분뇨로 만든 액비를 뿌리고 있다.
자연순환농업 전초기지를 가다⑹경남 합천축협
양돈분뇨 하루 평균 93t 수거 액비 만들어 경종농가에 공급
맞춤형 컨설팅 분기마다 제공 연말엔 살포량 3만t 달할 듯
수경재배시설에도 공급 추진 “자연순환농업 지속 실천할 것”
14일 오후 경남 합천축협(조합장 주영길)의 자연순환농업센터. 1만6927㎡(5120평) 규모의 넓은 부지에 세워진 액비화 시설에선 가축분뇨를 액비로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하지만 예상했던 분뇨냄새는 나지 않았다.
박영우 주임은 “넓은 터와 깨끗한 시설 등 액비생산에 적합한 환경은 자연순환농업센터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합천축협의 자연순환농업센터는 <초록자원화센터>라는 이름처럼 양돈농가의 최대 고민거리인 가축분뇨를 제대로 처리해 친환경농산물 생산의 밑거름으로 제공하고 있다.
8만5950㎡(약 2만6000평)의 벼농사를 짓는 이용상씨(67)는 “4년째 사용 중인 액비 덕분에 땅심이 좋아져 벼 생육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며 “화학비료 사용량도 줄어 비료값을 연평균 300만원 정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호응에 힘입어 자연순환농업센터의 액비 살포면적은 2016년 542㏊에서 2017년 700㏊로 29.1% 늘었다. 올 들어 8월까지의 액비 살포량은 2만1001t으로, 지난해 전체 살포량(2만3443t)의 89.5% 수준에 이른다. 연말까지 3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합천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최근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바로 여름철에도 액비를 살포할 수 있도록 액비 수요처를 확대하는 일이다. 현재는 벼 수확이 끝난 10월부터 모내기 전인 이듬해 4월까지만 액비를 뿌린다. 자연순환농업센터는 이를 위해 기존 액비 수요처인 논밭 외에 수경재배시설에도 액비를 공급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이와 함께 경종농가의 액비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홍보도 적극 실시할 계획이다. 액비를 뿌린 농가들은 그 효과를 알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농가가 가축분뇨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선봉 센터장은 “폐기물인 가축분뇨를 액비로 재탄생시키면 가치 있는 자원이 된다”면서 “축산·경종 농가가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자연순환농업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천=최문희 기자 mooni@nongmin.com
자연순환농업센터가 지역 내 양돈농가 40가구로부터 1t당 2만8000원의 수거비를 받고 거둬들이는 가축분뇨량은 하루 평균 93t. 이렇게 수거한 가축분뇨를 15~20일간 발효해 액비로 재탄생시킨다. 완성된 액비는 벼·조사료를 재배하는 1000여농가에 무상 공급한다.
개인이 처리하기 어려운 분뇨를 자연순환농업센터가 나서서 해결해주니 양돈농가의 반응은 매우 좋다.
초계면에서 돼지 8000마리를 키우는 안현정씨(39·여)는 “자연순환농업센터가 분뇨를 처리해주니 사육에만 전념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강조했다. 이전에 자체적으로 퇴비장을 운영했던 안씨는 하루 20t씩 나오는 분뇨를 처리하기엔 저장공간이 부족했고, 냄새로 인한 민원이 잦아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가축분뇨 자원화를 위한 자연순환농센터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액비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리고자 액비 사용농가를 대상으로 맞춤형 컨설팅을 한다. 분기마다 액비 성분분석 결과를 토대로 사용농가의 재배 작물별 필요 영양성분을 첨가하는 것이다. 이런 덕분에 액비를 사용한 경종농가의 만족도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