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앞으로 10년 동안 국제 곡물 가격이 이전 10년에 비해 평균 20%, 축산물은 30% 상승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유엔도 연례보고서를 통해 2050년 90억명이 넘을 인류를 위한 지속가능한 식량생산을 뒷받침할 수 있는 친환경기술 개발에 매년 약 2조달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교롭게 같은 날 나온 두 보고서는 인류가 결코 식량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경고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미래 인류의 가장 큰 위험요소로 ‘식량’을 꼽은 지는 이미 오래다. 세계 농경지는 지난 1981년 7억3,200만㏊를 정점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곡물 생산량 역시 지난 2007년과 2008년 곡물파동 이후 연간 20억~22억t 사이에서 게걸음 중이다. FAO도 향후 10년 농산물 연간 생산 증가율은 1.7%로 이전 10년 평균 2.6%보다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반면 세계 인구는 올해 70억명 돌파에 이어 2050년에는 94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10억t 가까운 곡물 증산이 필요하지만 미국과 중국 등의 곡창지대, 이른바 ‘세계의 빵바구니’는 기상이변에 따른 가뭄과 홍수·사막화로 신음하고 있다. 여기다 한사람당 식품 소비는 중국과 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소득 증가에 비례하면서 농산물 가격변동성을 높여 가고 있다.
우리는 50% 안팎의 식량자급률에다 수입곡물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축산 등 세계 어느 나라보다 위기에 취약한 식량 공급 구조를 가진 나라다. 게다가 절대 식량 부족국 북한을 항상 머리에 이고 살아가야 한다. 그런 만큼 안전한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식량주권의 확립은 국가의 존립과 민족의 생존을 위한 필수적 수단이다. 두 보고서가 주는 역설적 교훈 역시 식량위기에 대한 유일한 대응은 식량주권 확보뿐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