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가격 불안과 기상이변 등 식량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상향했다. 2015년까지 곡물자급률을 30%, 주식(쌀, 밀)자급률은 70%로 올렸다. 해외에서 조달하는 곡물을 포함한 ‘곡물자주율’ 지표와, 식용곡물만을 대상으로 한 ‘식량자급률’ 지표도 도입했다.
식량위기 발생 시 단계별 대응방안을 담은 ‘유사시 식량안보 대응 매뉴얼’도 수립키로 했다. 정부는 2020년까지 10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지만 생산기반 위축, 수입 확대 등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장밋빛’ 계획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006년 설정했던 곡물별 자급률 달성 목표치를 개정한 ‘식량자급률 목표치 재설정 및 자급률 제고방안’을 10일 발표했다.
2015년 자급률 목표치 개정 내용을 보면 식용·사료용 전체를 포함한 지표인 곡물자급률 목표치를 기존 25%에서 30%로 올렸다.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2010년 현재 26.7%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식량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자급자족할 수 있는 식용·사료용 곡물이 필요량의 4분의 1 수준이라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110%이다.
사료용을 제외하고 식용곡물만 포함해 새로 도입한 식량자급률 목표치는 57%로 설정했다. 현재 64.6%인 주식자급률은 목표치를 54%에서 70%로, 50.1%인 칼로리자급률(2015년 1인당 1일권장열량 1992㎉)은 47%에서 52%로 올렸다. 주식자급률은 기존에 쌀, 밀, 보리를 포함한 개념이었으나 연간 1인당 보리 소비량이 1.3㎏에 불과해 보리를 제외했다.
새로 도입한 곡물자주율 지표는 자급률 개념을 국내생산뿐 아니라 해외에서 안정적으로 확보가능한 곡물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지난해 27.1%에 불과했으나 2015년 목표치는 55.0%로 잡았다. 정부는 최근 해외농업개발과 곡물유통회사 설립 등으로 해외조달사업을 시작했다.
품목별 목표치는 밀을 1%에서 10%로 대폭 올려잡았고, 유일하게 자급률 100%를 넘는 쌀은 90%에서 98%로, 현재 자급률이 31.5%인 콩은 42%에서 36.3%로 내려잡았다. 목표치가 없었던 사료는 41.2%로 설정했으며 과실류도 66%에서 80%로 상향조정했다.
농식품부는 2020년 목표치도 조정했다. 곡물 전체 자급률을 32%로 올리고 주식(72%), 밀(15%), 콩(40%), 사료(44.4%), 육류(72.1%) 등은 2015년 목표치보다 높였다. 채소(86%→83%), 과실류(80%→78%), 유제품(65%→64%) 등은 시장개방 확대, 노동력 감소 등의 영향을 감안해 낮췄다.
다만 국내에서 경지면적이 계속 줄어드는 등 농업생산기반이 계속 위축되고 있고, 해외 농산물 수입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에서 농식품부의 목표치가 어느 정도 실현가능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2020년 자급률 목표치 중 곡물자주율 목표치는 65%까지 높였고, 밀, 채소, 유제품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일본의 목표치보다 높은 것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발표한 품목별 육성대책을 종합해 자급률 제고방안에 반영했다”며 “내년부터 2020년까지 약 10조원 수준의 예산을 투입해 농작업 기계화, 시설 현대화, 품종개발 등 생산기반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품목별 육성대책의 주요 내용에는 논에 콩·사료작물 등 타작물 재배 확대, 겨울철 유휴농지에 밀 재배, 계약재배 물량 확대 등 생산기반 확충을 위한 계획이 담겼다. 농가 단위 소득안정제도 도입 시 쌀 외에 주요 작물도 포함한다.
농식품부는 흉작, 수입 중단 등 비상 시 식량안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양곡관리법 개정 등을 통해 ‘유사 시 식량안보 대응 매뉴얼’을 수립키로 했다. 매뉴얼에는 위기단계에 따라 초지 등을 활용한 긴급 증산, 가격·유통제한, 식량배급 실시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