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지금처럼 배출 지속 땐 2050년 국내 평균기온 3.2℃ 상승 농진청, 아열대기후로 변화 전망
난방비 절감 같은 긍정효과보다 농작물 품질저하 등 악영향 커 온난화 대응 농업 시스템 갖춰야
패션프루트·파파야·여주(쓴오이)·얌빈(히카마)·울금 …. 원산지가 열대지방이면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열대·아열대 과일과 채소입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100년간(1911~2010) 평균기온이 1.8℃ 상승해 세계 평균(0.75℃)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기온상승은 우리나라 농산물 재배지역을 바꾸고 있습니다. 앞으로 40여년 후 고랭지배추와 사과는 강원도 극히 일부에서만 재배되고 그동안 사과 등을 재배했던 자리는 열대·아열대 과일이 차지할 것으로 학계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가 우리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습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의 평균기온이 점점 높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석탄 등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입니다. 이산화탄소가 지구의 온실효과를 유발하면서 우리나라의 평균기온 역시 꾸준히 올라가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평균기온 상승은 농업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당장 1970년대 5월16일 무렵이던 감귤 꽃의 개화시기가 최근 10년(2004~2013년) 동안 5월14일로 2일 정도 빨라졌습니다. 2030년대에는 5월10일, 2050년대에는 5월7일로까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또 고랭지배추 재배면적은 2000년 1만206㏊에서 2005년 6502㏊, 2015년 4721㏊로 줄었습니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고랭지 재배면적도 자연스럽게 감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구온난화는 농산물 주산지의 북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주 한라봉은 전북 김제까지, 전남 영암 무화과는 충북 충주까지, 경북 경산 포도는 강원 영월까지, 대구사과는 경기 포천까지, 전남 보성 녹차는 강원 고성까지 올라갔습니다.
지구온난화가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우리나라는 급속한 기후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입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는 지금과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2050년 우리나라 평균기온은 지금보다 3.2℃ 올라 여름은 19일 길어지고 겨울은 27일 짧아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여름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아열대기후로 변한다는 것입니다. 기상청이 2011년 예측한 자료 역시 현재 제주 해안과 남해안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나타나는 아열대기후가 2070년에는 강원 산악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농작물 재배지역 또한 크게 변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에 따르면 고랭지배추 재배 가능지역은 2060년께 강원 일부 지역으로 축소되고 2090년 이후에는 재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지금보다 온실가스가 낮게 배출되더라도 고랭지배추는 2060년이면 재배면적이 242㏊에 불과해 ‘금배추’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구온난화로 고랭지배추 재배가 힘들어진다면 우리 후손들이 국산김치 없는 여름을 맞게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비교적 서늘한 지역에서 자라는 사과는 2060년 이후에는 강원 일부에서만 재배할 수 있습니다. 포도는 재배적지가 경기·충청·전북·경북에서, 2060년에는 강원지역으로 축소됩니다. 강원과 내륙 산악지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인삼도 2060년이 되면 강원 일부 지역으로 재배지가 국한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감귤은 재배지역이 제주·남해안에서 강원 해안가와 제주도 중산간지역으로까지 확대됩니다.
지구온난화는 겨울철 난방비 절감, 경제성을 갖춘 아열대작물 재배 가능성 등 긍정적 요인도 제공합니다. 하지만 농작물 수량과 품질 변화, 재배적지 변동 및 감소, 아열대 병해충 유입에 따른 해충 발생 양상 변화 등 부정적 요인을 훨씬 많이 제공합니다. 무엇보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농작물 품질저하, 흉작, 이로 인한 국제적인 식량수급 불안정이 가장 큰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는 세계 농업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국가입니다. 하지만 이들 국가들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규제하는 국제협약(교토의정서) 동참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월28일 석유와 가스·석탄 생산을 억제하고 탄소배출을 제한하는 환경보호 조치를 철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까지 했습니다. 지구온난화가 앞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우리나라만이라도 하루빨리 지구온난화에 대응해 농업 생산시스템을 개편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