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서 보리 생산이 자취를 감출 날이 머지않았다. 생산기반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최근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1년산 겉·쌀보리 재배면적은 2만2,060㏊로 1년 전 2만6,538㏊에 비해 16.9%나 줄었다. 가히 붕괴 수준이다.
지난 1970년대만 해도 재배면적이 벼의 절반 수준일 정도로 주요 식량작물 기능을 하던 보리가 이 같은 절멸의 비극을 맞게 된 것은 소비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 보리 소비량은 꾸준히 줄어 국민 1인당 연간 1㎏대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는 수입밀 등 대체 식품 소비 증가가 큰 몫을 했다.
그러나 보리를 천덕꾸러기로 만든 것은 소비 부진만이 아니며 양곡정책도 한 원인이다. 특히 정부가 내년에 보리수매제를 폐지키로 하고 약정 수매물량마저 줄인 데다 수매가격까지 하락하면서 붕괴의 도미노 핀을 넘어뜨린 꼴이다. 이런 식으로 지지대가 하나 둘씩 제거되다 보면 이 땅에 남아날 작물은 거의 없게 된다.
보리를 방치해선 안된다. 세계 식량위기를 감안할 때 이 나라 식량안보의 구원투수로 키울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정당국부터 보리를 긍정의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한계농지를 최대한 활용해 보리 재배를 늘리고 관광농업 등의 대상 작물로 적극 활용하도록 농가에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건강한 식생활과 접목한 소비 대책을 활발히 추진하는 것도 급선무다.
최근 밀 재배면적이 꾸준히 되살아나고 있는 것은 좋은 본보기다. 보리 재배면적이 최근 5년 사이 1만1,000㏊ 감소하는 사이 밀 면적은 각계의 관심과 수요 증가에 힘입어 보리와 정반대의 규모로 증가했다. 밀과 더불어 보리·콩 등을 효자 작물로 키워야 한다. 그것이 절박한 식량위기 시대에 국민을 불안감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