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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밥맛을 좋아하세요?”
취재차 방문한 일본 도쿄 긴자의 쌀가게에서 쌀을 살펴보는데 매장 직원이 다가와 물었다. 순간 좋아하는 밥맛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러자 그는 “선호하는 식감과 찰기는 어느 정도인가요?”라고 되물어줬다. 밥맛을 구분할 기준을 제시해주니 내 취향을 분명하게 알릴 수 있었다. “부드럽고 쫀득하면서도 감칠맛이 강한 거요.”
직원은 내 취향에 맞춰 쌀 품종 서너 개를 추천했다. 1㎏ 기준 8000~2만원까지 가격대도 다양했다. 최종 선택은 고객 몫. 나는 야마가타(山形)산 <츠야히메>를 택했다.
밥을 지어 먹어보니 시쳇말로 취향저격. 1㎏에 만원가량 주고 샀는데 돈이 아깝기는커녕 조금만 사온 게 아쉬울 만큼 밥맛에 만족했다. 가치 있는 소비를 했다는 뿌듯함까지 느꼈다.
소비자로서 경험해보니 왜 일본에 300g·450g짜리 쌀상품이 많은지 단번에 이해됐다. 2~3공기 먹을 분량이니 새로운 품종의 밥맛을 볼 요량으로 구매하기에 부담이 없고 선물용으로도 제격이다. 게다가 쌀 선물은 내가 경험한 좋은 것을 타인과 나누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일반적인 선물이 아니란 점에서 특별함도 갖는다.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선물용 쌀상품은 경쟁력이 없다고 말한다. 우리와 일본 소비자는 구매력 차이가 크고, 무엇보다 국내에는 쌀을 선물하는 문화가 없다는 이유를 든다.
과연 그럴까. ‘소셜 메트릭스 인사이트’를 활용해 소셜미디어 트렌드 분석을 해봤다. 2월7일부터 한달간 트위터와 블로그에서 쌀이 거론된 횟수는 총 11만5163건. 쌀이 어떤 식으로 언급됐는지 살펴보니, 연관 키워드로 ‘쌀 화환’ ‘응원’이, 감성 키워드로 ‘다르다’ ‘기여하다’가 검색됐다. 한발 더 들어가보니 젊은층에서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응원 선물로 쌀 화환을 보내는 게 유행이란다. 국내 소비자도 이미 쌀을 선물용으로 쓰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제안 능력’이다. 사람들에게 쌀 취향을 자각시켜 쌀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게 하고, 화이트데이에 ‘함께 쌀밥을 먹자’라는 로맨틱한 마케팅을 펼치는 그런 창조적 제안 말이다. 쌀 소비문화 자체를 새롭게 제시하는 일본의 쌀 판매전략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윤슬기(농민신문 산업부 기자) sgyoon@nong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