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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취지에는 100% 찬성하지만 식사와 선물을 3만 원, 5만 원으로 제한하는 것은 음식업뿐 아니라 식자재업계는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재고돼야 합니다.”
지난 9일 주영성 중소기업청장은 한 신년 모임에서 김영란법이 규정한 금액 상한선이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식업계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이번 법의 문제점을 짚은 것이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규제 완화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새해 벽두부터 뜨겁다. 특히 외식업계 대목이라 할 수 있는 명절을 앞두고 계란, 식용유, 소주 등 원재료 값의 인상까지 더해져 침체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김영란법의 검토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법 시행 후 두 달만에 외식업계 전체 평균 21%의 매출이 감소했으며, 휴·폐업 및 업종전환을 고려하는 곳도 26.7%에 달한다. 특히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음식점·주점업 종사자는 93만879명으로 2015년 10월(96만946명)보다 3만67명이 줄었다는 근거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세월호, 메르스 당시 보다 김영란법에 의한 피해가 체감상 더 큰 것 같다”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 외식업의 침체는 일자리 창출에도 영향을 끼치는 만큼 정부의 책임있는 결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무원들의 기강을 확립하고자 마련된 김영란법 대상인 공무원, 언론인, 교직원 등 관련 종사자가 300만명이며, 가족까지 포함하면 4~500만을 넘는다”면서 “이 인원들이 눈치를 봐가며 외식을 꺼리고 있다. 공무원 기강 잡자고 영세한 음식업주를 사지로 내몰고 있는 것이 과연 올바른 법인지 의문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에 외식업주를 대변하는 외식산업협회, 외식업중앙회 등 단체에서도 법 개정을 요구하는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외식산업협회 등 금액 한도 상향 요구 ‘식사비 3만→5만 원’ 시행령 개정 주장
한국외식산업협회(상임회장 윤홍근)는 김영란법 관련 외식업계 의견을 가장 먼저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하며 식사 5만 원, 선물 10만 원으로 상향하는 법 개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협회 김대권 상근부회장은 김영란법에 대해 외식업계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올해 중 상한 금액 조정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부회장은 “다른 건 차치하고 한우만 놓고 봤을 때 김영란법 대상인 500만 인구는 한우 1인분도 마음대로 먹을 수 없다. 정부에선 한우농가 살리기를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더니 정작 법에선 국가 정책과 배치되는 수입산 쇠고기를 장려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한우농가가 무너지면 사료, 유통업체 등 줄줄이 무너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부회장은 가액 부분은 법령이 아닌 시행령(제6조 별표1)인 만큼 충분히 조정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시행령은 현실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탄력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마련된 규칙이다.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진정으로 업계 현실을 고려한다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부회장은 “올해는 대통령 선거도 있고, 최근 황교안 권한대행도 김영란법에 대해 언급한 만큼 상반기 논의를 거쳐 하반기에는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중앙회장 제갈창균)는 작년 말 외식업주들로 받은 설문조사를 정책국에서 논의를 거쳐 식사비 5만 원 상향 조정을 골자로 한 성명서 등을 제출, 정부를 압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철 기획홍보국장은 “김영란법은 경제논리가 정치논리에 밀린 것이다. 3년간 묵혔던 법을 다시 끌고 나오며 당초 취지에서도 많이 벗어났다고 본다. 정부가 법 시행 전 외식업 종사자들의 의견을 수렴을 거쳐 가액범위를 5, 10, 20만 원으로 했다면 공무원 기강은 물론 외식업계에서도 환영받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을텐데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외식산업을 너무 우습게 여긴다는 것이다. 종사자를 장사치로 판단하고 이익만 추구하는 집단으로 보는 것 같다”며 “외식산업에 대한 이해가 조금만 있었다면 이처럼 비현실적인 법령을 개정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행령 개정에 대해서도 비관적이다. 그는 “현 정국 상황으로 봤을 때 김영란법 시행령 개정에 대해 신경이나 쓰겠나”라면서 “게다가 시행령은 통상 1년 주기로 개정되는 반면 시행 4개월도 안 된 법령 개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내다봤다. 대선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대선은 고용문제, 세제 등 삶의 질 향상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행령까지 고려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게다가 김영란법 개정은 국민들 입장에서 대의적인 것에 반하는 내용이라 대선 주자들도 언급하기 쉽지 않다”고 이 국장은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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