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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미달 연례화…대책은
2020년·2025년 식량(곡물)자급률 목표치 설정을 한달여 앞둔 가운데 실효성 있는 목표 달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설정했던 자급률 목표치에는 강제성이 없는데다 구체적인 재정지원 계획도 없는 탓에 목표 미달성이 연례화됐기 때문이다. 식량자급률 목표치가 ‘있으나 마나’ 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법제화하는 동시에 목표 달성을 위한 실효적인 실천방안과 재정지원 계획을 함께 수립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새로운 식량자급률 목표치 설정=농림축산식품부는 12월 중 2020년과 2025년에 달성할 새로운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설정한다. 현재 관련 연구용역이 막바지 단계다. 2020년 목표치의 경우 2011년에 설정했던 식량자급률 목표 60%(곡물자급률은 32%)가 다소 조정돼 재설정될 수도 있으며, 2025년 목표치는 새롭게 설정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연구용역이 마무리되면 각계의 의견을 들은 후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목표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식량자급률 목표치 설정은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에 따른 것이다. 첫 설정 시기는 2006년 12월29일이었다. 당시 농식품부는 2015년까지 곡물자급률 25%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1년에 이를 30%로 대폭 높여 재설정했다. 2008년 발생한 애그플레이션과 201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국제곡물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식량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급률 목표치를 상향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곡물가 상승에 따라 국내외 가격 차이가 점차 좁혀져 자급률 개선의 여지가 커진 점도 목표치를 높인 이유다. 당시 농식품부는 “식량안보는 글로벌 식량위기 시대에 선진국 도약을 위한 필수과제”라며 “싼값에 타국에서 곡물을 수입하는 식량구조는 지속성에 한계가 있다”고 자급률 목표치를 상향 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목표 달성은 먼 나라 얘기=목표는 의욕적으로 세웠지만 실제 달성된 식량자급률은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 농식품부가 최근 발간한 <2016년 농림축산식품 주요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식량자급률은 50.2%다. 2014년에 견줘 0.5%포인트 높아지긴 했지만 목표치 57%와는 꽤 차이가 난다. 지난해 곡물자급률은 23.8%로 집계돼 역시 목표치인 30%에 한참 못 미친다.
곡물자주율도 마찬가지다. 농식품부는 2011년 당시 해외농업 개발이나 국가곡물조달시스템 구축사업 등을 통해 해외로부터 조달하는 식량도 자급률 범주에 넣어야 한다며 곡물자주율 개념을 도입했다. 2015년까지 55%를 달성하겠다고 했지만 2014년 25%로 격차가 30%포인트에 달했다.
더구나 농식품부는 최근 곡물자주율 개념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곡물조달시스템 구축사업이 사실상 좌초되고, 해외농업 개발을 통한 국내로의 곡물 반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외에서 반입된 곡물을 자급률 계산에 반영해도 곡물자급률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품목별 자급률은 쌀을 제외하고 제자리이거나 뒷걸음질치고 있다. 쌀은 생산량 증가와 소비 부진 등으로 지난해 자급률이 101%를 기록, 2010년(104.5%) 이후 5년 만에 100%를 넘어섰다. 하지만 지난해 보리쌀은 22.3%로 목표치 31%에 크게 못 미쳤다. 밀은 2015년 1.2%의 자급률을 기록, 목표치(10%)를 무색케 했다. 목표치가 36.3%인 콩의 경우 지난해 32.1%(사료용 제외)에 그쳤다.
◆목표치 달성 부진 이유는=이처럼 식량자급률 목표치 달성이 부진한 이유는 다각도로 분석된다. 우선 자급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들을 제대로 추진하지 않은 게 가장 큰 이유다. 농식품부는 당초 2015년까지 답리작 재배면적을 58만1000㏊로 확대해 밀·조사료·녹비작물 등의 재배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자급률 제고의 핵심 방안인 토지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2015년 기준 답리작 재배면적은 21만5000㏊로 목표치의 37%에 불과하다.
자급률 제고의 기반이 되는 농지 확보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는 식량자급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량 농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공공시설 설치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농지 전용을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08년 대체농지 지정제도가 폐지되고, 신규 간척지구의 착공도 없어 우량농지는 연간 2만㏊가량 감소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말 발표된 농업진흥지역 정비계획에 따라 8만5000㏊의 진흥지역을 해제했고, 최근 1만5000㏊를 추가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수시로 해제를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식량자급률 제고는커녕 오히려 목표치가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금 같은 농지 감소 추세로는 10년 후 농지가 140만㏊ 초반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곡물자급률 목표치 30%를 달성하기 위한 필요 농지가 165만㏊인 점을 감안하면 크게 부족한 것이다.
쌀가루 등 가공용 쌀 소비를 늘려 밀가루 등의 소비를 대체하겠다는 계획도 큰 성과가 없다. 농식품부는 가공용 쌀 소비량을 2015년 60만t으로 정했으나 실제는 42만t에 머물렀다. 들녘별 경영체 등 공동경영체를 육성해 쌀 농가 경영비를 20~30% 낮추겠다고 목표를 세웠지만, 2015년 경영비는 2011년에 견줘 8.7% 증가했다.
식량자급률 목표치가 법제화되지 못하다 보니 어떠한 강제성도 가지지 못한다는 점과 구체적인 재정지원 계획이 없다는 점도 목표 달성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일본은 2020년 식량자급률 50% 달성을 위해 1조엔(10조원) 정도의 재정지원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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