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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는 쌀 과잉 대책으로 ‘논을 줄여 나간다’는 방침을 세우고, 우선 우량농지가 집단화된 농업진흥지역(이하 진흥지역)을 축소하겠다고 한다. 6월에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촌경제 6차산업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진흥지역의 부분적 해제를 내세웠는데, 9월에 당·정·청 협의를 거치면서 쌀 생산 축소가 부각돼 혹자는 ‘양수겸장(兩手兼將)’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1992년 진흥지역을 지정하면서 농업 용도로만 토지를 사용하도록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러나 당시에도 벼농사에 좋은 땅은 공장용지로도 기반이 좋기 때문에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견됐었다. 필자는 과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농지상담실을 운영했었는데, 당시 지목이 논이라서 절대농지로 지정됐다가 결국 진흥지역에 편입됐다는 농가의 하소연이 많았다.
진흥지역은 현재 국토의 약 8%를 차지하고 있는데, 전국 농지면적 167만㏊ 가운데 거의 절반인 81만㏊에 걸쳐 지정돼 있다. 정부는 이 중에서 내년 1~2월께까지 1만5000㏊의 진흥지역을 감축하고 앞으로 최대 10만㏊ 정도를 빼내서 다른 용도로 개방할 방침이다. 농민들을 설득해 지정한 진흥지역을 정부가 해제하겠다니 중장기 정책의 신뢰가 걱정된다. 농식품부는 진흥지역 선긋기 당시에 선언했듯이 쌀 이외에도 다양한 소득작물이 재배될 수 있도록 생산기반을 재정비해 나가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국민과의 약속이고 정책적으로도 바람직하다. 기왕에 제도 개선을 하겠다면 진흥지역에 접한 토지가 도시지역과 완충기능을 하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
언론에서도 최근의 쌀 과잉 문제를 냉철하게 판단해서 보도해야 한다. 통계자료를 자세히 살펴보면 최근의 쌀 과잉은 재배면적이 늘어난 때문이 아니다. 혹자는 “직접지불금까지 줘서 농민들이 벼 재배를 늘린 것이 아니냐” 하는데 전혀 모르는 말씀이다. 농식품부 정책자료에서도 벼 재배면적은 2004년 100만㏊ 수준에서 2016년 78만㏊로 크게 줄었다.
쌀소득보전직접지불제에 대해서도 오해가 많다. 쌀직불제는 정부수매를 통해 최저가격을 보장하던 추곡수매제를 폐지하고 2005년부터 도입한 제도다. 솔직하게 말하면 농민들은 예전보다 못한 소득지원제도에 편입된 것이다. 통계를 보더라도 쌀 소득은 예전의 추곡수매 때보다 감소했다. 한마디로 말해 오늘날 쌀 과잉의 근본 원인은 수입 증가와 소비 감소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의 결과로 의무수입 쌀이 들어오고, 이것이 2004년 재협상에서 더 늘어나 2015년에는 연간 41만t이나 됐다. 그런데 쌀 소비는 계속 감소해 연간 1인당 70㎏ 이하로 줄었고, 대북 쌀 지원이 중단되면서 재고가 더 늘어난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쌀 재고를 줄이면서 식량자급 기반을 확고히 다지기 위한 종합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 농업의 중추적 기반인 진흥지역의 우량농지를 줄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우리 쌀의 고품질화를 기반으로 국민들의 양질미 소비 풍토를 정착시켜야 하며, 초등학교 급식부터 쌀밥 먹는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 또한 정부 재고를 가축사료로 늘려가면서 사료용 벼 생산도 장려할 필요가 있다. 쌀 가공산업을 확충하는 동시에 쌀을 원료로 하는 술산업도 육성해 나가야 하며, 장차 우리 쌀이 세계시장에서 신뢰받는 상품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고품질 쌀과 가공품의 수출 확대에 민·관이 합심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정호(경상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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