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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기본적으로 농지를 잘 보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우리나라보다 강하다. 섬나라인데다 2차대전을 거치면서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실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자연히 식량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정부와 국민들의 인식도 높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농지와 식량안보 문제에 대한 일본인들의 인식을 잘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가 1969년 7월1일 제정된 ‘농업진흥지역의 정비에 관한 법률’이다. ▲농업진흥지역 지정 ▲농업진흥지역 정비계획 수립 ▲토지이용 제한 등으로 구성된 이 법률은 ‘도시계획법(1968년 6월15일)’이 제정된 직후에 만들어졌다. 즉 도시지역의 확장에 대응하기 위한 ‘농업 영토 선언’이라는 의미가 농업진흥지역법에 내포돼 있다.
일본의 농업진흥지역은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약간 다르다. 농업진흥지역의 범위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넓다는 점이 특히 그렇다. 실제로 일본의 국토면적 3780만㏊ 가운데 농업진흥지역은 1723만㏊(45.6%)나 된다. 농업진흥지역에 녹지 등이 대거 포함돼 있는 탓이다.
농업진흥지역 가운데 ‘농용지구역’이라고 불리는 곳이 우리의 농업진흥지역과 비슷한 개념이다. 농용지구역이란 농업진흥지역 내에서 농지 등으로 이용하고 보전해야 하는 토지를 말하는데, 그 면적이 476만㏊로 전체 국토 면적의 12.6%다. 우리나라 전체 국토 면적 대비 농업진흥지역(95만1000㏊) 비율 9.5%보다 높은 수준이다.
일본의 농용지구역 가운데 농지는 414만㏊(87%)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농업진흥지역이 100% 농지로만 구성돼 있는 것은 아니다. 농업진흥지역은 ‘구역’의 개념으로 배수로·도로와 심지어 주택까지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 농업진흥지역 가운데 농지면적 비율은 82~83%다. 일본 농용지구역의 농지는 전체 농지(450만㏊)의 92%에 이르는 규모다.
농용지구역 지정은 시정촌의 장이 하지만 구역 내 농지전용은 농림수산성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매우 힘들다. 원칙적으로 농지전용이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심지어 도시계획법에 따른 건물 건축도 막을 수 있다. 일본은 도시계획법에 따라 ‘시가화구역’과 ‘시가화조정구역’을 지정하는데, 시가화조정구역 일부는 농업진흥지역과 겹친다. 시가화조정구역이라고 해도 농용지구역과 중복되는 곳에서는 건물 건축이 불가능한 것이다.
일본 농업진흥지역의 지정 기준은 까다로운 편이다. 우선 농용지로 이용할 상당 규모의 토지가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집단농지 10㏊ 이상, 토지개량사업 대상 농지 200㏊ 이상이어야 한다. 또한 농업생산성 향상 등 농업 경영의 현대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확실해야 하며, 토지의 농업적 이용의 고도화를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 쉽게 말해 도시계획법상 시가화구역이나 자연공원법의 국립공원 또는 특별보호구역을 포함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농업진흥지역 내에서 농용지구역으로 설정되기 위해서는 10㏊ 이상의 집단화된 농지를 10년 이상 농업에 이용해야 하며, 농로·용배수로 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또한 농업생산기반 정비사업 시행이 가능해야 한다. 농용지구역은 토지의 형질변경 등 개발행위 및 농지전용이 제한되고 여러 농업진흥시책이 집중적으로 실시된다.
농용지구역의 농지를 전용하려면 농용지구역에서 제외돼야 한다. 제외 요건은 ▲공익성이 특히 높다고 인정되는 사업용으로 제공되는 경우 ▲농용지구역 이외의 대체할 땅이 없는 경우 ▲농업상의 효율적이고 종합적인 이용에 지장을 줄 우려가 없을 것 ▲농업생산기반 정비사업 완료 후 8년이 경과한 경우 등이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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