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값이 또 들썩이고 있다. 지난 2월 30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원당은 그후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값이 하락했다. 그러나 주요 생산국 작황이 예상치를 밑돌자 다시 큰 폭으로 올랐다.
원맥은 지난 7월 러시아가 수출을 금지한 이후 급등했다가 다소 하락하긴 했지만 역시 좋지 않은 상황이다. 주요 수출국인 미국, 캐나다, 호주도 모두 홍수ㆍ가뭄 등의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곡물의 왕`으로 불리는 옥수수도 마찬가지다. 옥수수값이 오르면 사료 가격도 오르고, 사료 가격 인상분은 육류 가격에도 반영된다.
곡물 가격은 보통 달러값과 반대로 움직인다. 달러값이 약세를 보이면 곡물값은 오른다. 한동안 달러화 약세가 이어진다는 전망에 비춰보면 곡물 가격은 여전히 불안하기만 하다. 세계 3대 곡물 수입국으로 꼽히는 우리나라의 대안은 뭘까. 국제 곡물가격 급등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속수무책인 채 넋놓고 당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업체들이 가격 상승분을 감내하는 것은 한계점에 와 있고, 해외 경작지 확보는 이제 걸음마 단계다. 다른 수입처를 찾고자 해도 몇몇 곡물 메이저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쉬운 일이 아니다.
꼭 수입을 해야 한다면 `잘 사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곡물 구매는 정보력 싸움이고 리스크가 크다. 국내 업체들이 선물거래를 하지 못하는 것도 정보력 열세 탓이다. 세계 최대 곡물업체인 카길은 세계 곳곳에서 정보를 얻어 가격 변동에 선제 대응한다. 곡물 거래는 금융과도 밀접해 각국의 자본흐름을 파악해야 하는데, 카길은 이 분야에서도 전문집단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정부 주도로 새로운 기구를 만들어 카길처럼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은 어떨까. 우리나라는 매번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나서 뒷북을 쳐왔다. 정부는 채소값 급등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
[매일경제 유통경제부 = 최승진 기자 sjchoi@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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