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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7일 동서식품은 대장균군 검출 시리얼을 재가공 판매한 것에 대해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에 소비자들은 시리얼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된 2014년 10월에 이어 한 번 더 분노했다.
이 사건이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게 된 이유는 동서식품이 자가품질검사를 통해 대장균군의 검출 사실을 알고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하지 않은 채 포장제품을 다른 제품들과 섞어 재포장·판매했다는 것과 이것이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인증 업체에서 일어난 일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한 시민단체는 식품위생법과 소비자기본법을 근거로 동서식품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기도 했다. 다른 소비자단체도 시리얼 HACCP 제조공정 개선과 자가품질검사 강화 및 기업윤리 회복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자가품질검사 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에 대해 보고토록하고 검사주기도 모든 식품에 대해 1~3개월마다 실시하도록 검사주기를 강화했다. 또한 보고를 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HACCP인증업체가 조작한 서류로 HACCP인증을 받은 업체에서 ‘대장균군 검출 떡볶이’가 적발되며, 바닥에 떨어진 식품업체의 윤리는 국민들에게 식품안전성에 대한 불신을 심어줬다.
동서식품의 무혐의 판결은 우리나라 식품행정이나 업계의 식품안전 관리 등에 많은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원료 재사용이 업계에서 관행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식품안전에 대한 선행요건 프로그램(KS Q ISO TS 22002-1)의 14항 재작업’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이다.
이 선행요건 프로그램은 ‘재작업품은 식품안전, 품질, 이력추적 및 법적 준수를 유지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보관, 취급 및 활용돼야 한다. 또한 재작업 사용시는 재작업품이 공정 진행 중의 단계에서 제품에 합쳐지는 경우, 허용 가능한 양, 유형 및 재작업 사용 조건이 규정돼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어 재작업품이 포장 후 유통기한까지 인쇄된 완제품까지 포함하는지는 불명확하다.
따라서 선행요건 프로그램과 식품위생법에서의 완제품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더불어 자가품질검사의 실효성과 제조공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이밖에도 최근에는 파스타소스 제품에서 직경 2cm, 높이 1cm의 유리병 주둥이가 발견돼 소비자불만센터로 접수됐다. 이 역시 HACCP제품이었다. 그동안 살펴본 바에 의하면 대부분 HACCP인증업체의 최종 CCP(Critical Control point)는 금속검출기로 금속만을 체크하고 있어 비금속물질 혼입이 우려 돼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약처는 올해부터 HACCP인증업체 중 일정요건을 갖춘 업체에 대해 자가품질검사를 면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식품업체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업체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각 단계별 각 공장별 HACCP시스템의 유기적인 운용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현재 HACCP제품에서도 불량 먹거리가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어 HACCP업체의 자가품질검사 면제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본다.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식품생산을 위해서는 기업의 바른 윤리의식, 책임감, 이를 뒷받침할 식품행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 이향기 한국소비자연맹 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