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빈민구호단체 ‘옥스팜’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 내용이 의미심장하다. 국제 농산물값이 20년 내 2~3배 뛸 것이란 전망이다.
옥스팜은 2030년까지 기후변화와 취약한 농업 생산·유통시스템, 바이오연료 생산 확대 등으로 농산물값 수직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예상이 점차 현실화한다면 우리 식량주권은 갈수록 더 위험의 나락으로 굴러떨어질 수밖에 없다.
옥스팜의 전망이 아니더라도 이미 현실은 심각한 국면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4월 세계 곡물가격지수가 1년 전보다 무려 71% 올랐으며, 5~6월에도 상승세가 추정된다.
가장 큰 원인은 세계 도처의 심각한 가뭄과 홍수·냉해 등 기상 악화다. 이로 인해 지구촌 곳곳이 곡물 작황 부진의 몸살을 앓고 있고, 일부 국가는 곡물 수출을 금지하는 등 비상대책도 마다 않는다. 이는 세계가 ‘식량전쟁’의 코앞에 서 있음을 말해 주는 현상이다.
이 마당에 재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식량주권이다. 식량주권의 기본은 국내 생산을 통한 자급이다. 우리의 곡물자급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 수준이니 ‘식량’에 ‘주권’이란 말을 갖다 붙이는 것 자체가 어색한 현실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식량주권은 갈수록 거꾸로 가는 느낌이다. 개방 확대로 농업기반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상황이고 유일한 자급품목인 쌀산업마저 불안한 지경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제 위정자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공산품 수출해 몇푼 더 남기는 것보다 증산을 통해 수입농산물을 대체하고 외화 낭비를 줄이는 것이 국익에 훨씬 도움이 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옥스팜의 전망은 세계은행이나 FAO 등의 예상과도 맥을 같이한다. 이를 결코 흘려들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