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RPC적자 눈덩이…쌀산업 기반붕괴위기
(상)붕괴위기…쌀 산업 인프라 'RPC'쌀값 하락 과잉재고 발생
…RPC사업 '안갯속'
쌀 산업의 핵심기반시설인 RPC(미곡종합처리장)가 적자의 수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공급과잉과 급격한 쌀 소비감소, 역계절진폭(비수확기 쌀값이 수확기 때보다 떨어지는 현상) 심화, 높은 원료벼 매입가격, 대형유통업체의 산지에 대한 저가납품 강요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RPC 운영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농협RPC는 매년 수백억에 달하는 적자가 누적되고 있으며 민간RPC의 경우도 고사위기에 직면해 경영을 접는 경영체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RPC가 벼의 수집·건조·저장·가공·판매를 일괄 처리해 시장안정에 기여해온 만큼 가중된 경영난으로 경영을 접는 RPC가 늘어나게 되면 쌀 산업에 치명타로 이어져 결국 농업인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RPC 개소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농협 RPC는 2011년 152개소였으나 올해 일부 RPC가 규모화·효율화를 위해 통폐합돼 총 149개로 줄어들었다. 민간RPC는 2011년 83개소에서 경영적자로 77개소까지 감소했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농협RPC의 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까지 농협RPC의 누적적자는 2300여억원이다. 올해는 풍작으로 쌀 생산 과잉이 예상돼 적자가 560여억원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총 누적적자가 2900여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정부 수매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RPC의 적자가 해소는커녕 누적되면서 수확기 출하물량 흡수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농협RPC는 지난해 국내 생산 쌀 424만톤 중 165만톤(38.9%)를 매입했다. 이는 공급과잉에 따른 쌀값하락으로 민간업체의 쌀 매입기피에 대응해 전년대비 14만톤 더 매입한 것이다. 그러나 쌀값 하락으로 과잉재고가 발생하면서 수백억의 적자만 더 떠안게 됐다.
이와 관련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RPC가 경영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농협이 유통주체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쌀 생산량 증가에 따라 매입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부가 2005년 ‘공공비축제’를 도입하면서 농협RPC를 주축으로 RPC가 국내 쌀유통에 중추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적자에 적자를 거듭하면서 사실상 ‘RPC사업’은 안갯 속에서 회생의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은서 기자 eschoe@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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