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광복 70주년, 대한민국 농업인도 국가 구성원으로서의 역사의식을 갖는 데 예외일 수 없다. 광복 70년의 가장 큰 주름살은 남북분단과 악화상태의 남북관계라는 말에 이의를 달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남북분단 해소와 통일 과정에 있어서 역사적 소명이 우리 농업인에게도 부여될 수 있다.
남북분단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대북지원이 불가피한 분야가 있다면 의료지원과 같은 인도적 부문이지만 남북협력사업으로서는 유일하게 대북 농업지원정책을 꼽을 수 있겠다. 최근 통일부에서 대북 산림환경협력사업을 기획하고 있는 것도 북한이 산림 및 농업정책의 실패에 대해서 스스로 인정하고 우리의 도움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북한은 김정은 체제의 존립과 존엄 유지에 대한 긴장감 속에서 잦은 숙청과 호전적 도발행위를 감행하면서 한국정부의 도움을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있지만, 농업부문만큼은 예외인 것 같다. 그만큼 북한의 농업 현황은 매우 절박하다.
북한은 대규모 홍수와 지나친 경사면 개간, 광폭한 옥수수 재배 등으로 인해 토양보호장치가 완전히 유실된 상태다. 객관적 정황으로 볼 때 과거 ‘청산리 방식’ ‘주체농법’ 등 거듭 실패한 농정과 농민시장의 붕괴로 북한의 농업정책은 실종상태이다. 대북 농업지원사업이야말로 북한에게 가장 절실하고, 우리 정부의 단기·중기·장기 통일 준비사업으로 가장 적합한 분야일 수 있다. 전 세계적인 농산물 시장개방과 중국 농업의 출몰로 한국농업 또한 위기이지만 대북 농업사업은 대한민국 농업인의 역사적 소명이고 어쩌면 미래일 수도 있다.
만약에 대북 농업지원 및 협력사업을 본격화 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까?’ 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 대북 농업지원 및 협력사업에 있어서는 정부·민간(농업인)·기업 등이 따로일 수 없고 그야말로 농·사·정 단일 합동기구를 마련해야 한다. 대북 농업지원정책은 성격상 단기적·중기적·장기적 방식이 동시에 복합적으로 구상돼야 하는데 ‘인도적 지원 사업방식과 경제협력 사업방식의 조화’가 대표적 모델이다.
‘고기를 주는 것보다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 주라’는 유대인의 탈무드 명구와 같이 대북 농업지원 및 협력정책은 경제적 효율성이 기본 근간이 돼야 한다. 예를 들어 농협 산하에 ‘대북농업기술이전대학교’ 설립도 그 한 사례다. 대북 농업지원과 협력의 효율화 방안에 대해 대한민국 농업인들이 진지하게 생각하고 토론할 때 광복 70주년 국가구성원으로서의 역사의식도 갖게 되는 것이다.
과거 한때 소위 군사독재 시절에는 북한을 얘기하거나 관련된 책을 볼 수도 없었다. 북한에 비해 훨씬 자유민주국가였지만 유신과 5공 시절에는 남북분단과 통일에 대한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세월이 많이 흘러 광복 70년을 맞은 지금은 남북분단의 원인에 대해서, 한·미 동맹관계의 미래에 대해서, 한국·중국·북한의 정치관계에 대해서 자유롭게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정치권에서는 남북 문제를 여전히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정치와 선거전략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고, 어리석게도 우리 국민들은 합리적·이성적 판단 없이 서로 간의 대립과 대결, 불신의 시간을 아직도 보내고 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남북관계와 통일의 좌표에 대한 초당파적, 국가적·국민적 차원의 새로운 설정을 할 필요가 있다.
대북정책은 통일정책과 안보정책으로 구성되고 양자 간의 조화를 필요로 한다. 통일정책과 안보정책은 통일한국을 향해가는 열차의 두 레일에 해당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비무장지대(DMZ)에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는 정전협정 위반으로 우리의 대북 안보정책은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 군이 정치권·국민과 함께 강력한 대북 안보정책을 수립해가는 중심이 돼야 한다면, 대한민국 농업인은 정치권·온 국민과 함께 인도적이고 효율적인 대북 통일정책으로서 대북 농업지원 및 협력의 중심에 선다는 대북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