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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쌀 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쌀 수입이 지난 20년간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소비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산 쌀의 수요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좋은 쌀을 구별해 구입할 수 있는 방향으로 쌀 생산과 유통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정부는 최근 양곡관리법 개정을 통해 7월7일부터 국산쌀과 수입쌀, 신곡과 구곡의 혼합판매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이 맛있는 국산쌀을 구입하기 위해 쌀 등급표시제 개선이 시급히 요구된다.
정부는 소비자의 알권리 확보와 쌀 품질 향상을 위해 2005년부터 권장사항으로 시행됐던 쌀 등급표시를 2011년 11월 의무화했다. 멥쌀 제품 포장지에 품종·원산지와 함께 쌀의 수분과 싸라기 등의 함량에 따라 5등급(1~5등급)으로 세분화하고, 등급검사를 안한 경우에는 ‘미검사’로 표시토록 했다. 또한 2012년 11월부터는 쌀의 단백질 함량 표시도 의무화했다.
그런데 2013년 9월 양곡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쌀 등급표시 단계를 5단계에서 현행 3단계(특·상·보통)로 간소화했고, 단백질 함량 표시의무를 임의표시사항으로 전환했다. 이는 쌀 가공업자의 품질관리 및 분석기기 설치나 검사인력 확보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고, 위반 시 엄격한 제재로 인해 ‘미검사’로 표시하는 경향을 개선해 쌀 등급표시율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였다. 쌀 등급표시제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등급기준을 완화한 것이다.
그렇지만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2014년 양곡등급표시 이행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검사’ 표시가 75.2%를 차지해 여전히 쌀 품위에 따른 등급표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쌀 등급 표시제도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미검사’ 항목의 도입에 있다. 시중에 유통되는 쌀 등급을 유통업자가 ‘미검사’로 표시해도 등급표시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하는 제도적 문제점이다.
이로 인해 생산자와 유통업자들이 좋은 쌀을 생산·유통하게 만드는 유인이 낮고, 소비자들이 좋은 쌀을 구입하기 어렵게 됐다. 쌀 등급이 ‘미검사’로 표시된 쌀이 유통될 수 있었던 것은 관세화가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올해부터 관세화로 세계 각국의 양질의 쌀이 수입될 것이다. 수입쌀은 등급표시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미검사도 허용하지 않는다.
쌀 관세화 시대에 국산쌀에 대해 안정적인 수요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쌀 품질에 대한 소비자 알권리 충족을 위한 등급표시제의 개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현행 쌀 등급표시에서 ‘미검사’ 항목을 없애고 실효성 있는 쌀 등급표시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쌀 품질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쌀 수분함량을 등급별로 차등화하고, 단백질 함량의 표기도 다시 의무화해야 한다. 현재 모든 등급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수분함량 기준(16%)도 등급별로 차별화해야 할 것이다.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은 쌀 등급의 미검사 유통을 늘리고 있다.
실효성 있는 쌀 등급표시를 정착시키는 것은 법적·제도적 측면의 정비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농업인과 쌀 가공·유통업체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교육, 지원과 동시에 소비자들이 우수한 품질의 국내 쌀을 수입쌀과 구별해 구입할 수 있도록 소비자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이른 시일 내에 쌀 등급 표시제가 개선돼 소비자들이 우수한 국산쌀을 보다 사랑하고 소비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