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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호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
우리의 식탁이 세계화되면서 식품안전을 보장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식재료의 반 이상이 외국에서 들어오고 우리가 먹는 음식의 60% 이상이 가공식품이다. 이와 같이 복잡하고 다양한 식품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각 나라마다 식품안전관리 기술을 발전시키고 안전관리 제도를 만들어 국민에게 안전한 식품을 공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한계가 있다. 좀 더 많은 이익을 남기려고 의도적으로 불법을 자행하고 부정식품을 만들어 유통하거나 의식적으로 일을 게을리 하고 방관해 불량식품이 나오게 하는 비도덕적 행위를 막기가 쉽지 않다.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이런 자들 때문에 양심적으로 좋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식품업자와 식품기술자들에게 불명예를 안기고 사회적 불안이 야기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는 부정식품 사건들, 예를 들어 계란 폐기물 혼입 사건, 썩은 고기 혼합 유통 등 상식 밖의 사건들은 바로 이들 반윤리적 범법자들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이를 보고 참을 수 없어 관계기관에 고발하는 고용자들의 의로운 행동에 의해 정화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노동기구(ILO)는 내부고발(whistleblowing)을 ‘사용자의 불법, 부정하고 위험하거나 반윤리적 행위를 고용자가 상부에 보고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이것을 기업뿐만이 아니라 정부기관이나 공공단체에도 적용하고 있다. 고용자가 그 일에 가담했더라도 양심과 직업윤리에 위배함을 깨닫고 상부에 보고할 의무를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내부고발자는 조직 내에서 배반자로 낙인 찍히고 각종 보복과 불이익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아 실행이 어렵다. 투명하고 안전한 선진사회가 되려면 반드시 필요한 사회정화시스템이 실제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20 회원국들은 내부고발자 보호법을 2012년까지 제정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2011년 9월부터 공익신고자보호법(2014년 1월 개정)을 시행하고 있다.
사회적 편견에도 불구하고 내부고발은 조직의 사회적 책임과 공공의 이익과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특히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식품안전을 학보하기 위해서 식품산업 종사자들의 높은 도덕성과 직업윤리가 요구되고 있다. 내부의 잘못을 숨기고 넘어가다가 세계적인 식품대기업이 도산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멜라민사건에 의한 중국 유가공업체의 파산, 일본의 스노우 브랜드, 미국의 피넛버터업체의 파산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내부고발은 잘못된 것을 상부에 알려 위기에 처한 회사를 살리려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고 원한을 품거나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공익신고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래서 파파라치나 보상을 요구하는 소비자 고발은 공익신고로 취급되지 않는다. 내부고발이 조직 내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시정되지 않으면 관계기관이나 언론에 제보하게 된다.
우리사회가 선진화 되고 식품안전이 확보되려면 내부고발에 대한 조직 내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부서 책임자는 더 많은 실적을 내기 위해 편법을 쓰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협력업체의 가격협상에서 무리한 요구도 하게 된다. 식품제조와 식재료 구입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리는 회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요소들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자체에서 정화하는 시스템을 갖춘 기업들은 대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
요즘 우리나라의 정치가 사회기강을 무너뜨리고 법질서를 무력화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식품산업은 높은 도덕성과 직업윤리로 무장해야 한다.
깨끗하고 양심적인 최상의 음식으로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특히 식품 대기업들은 중소 협력업체들의 기술지원뿐만 아니라 도덕성을 높이는 상생의 노력을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