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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정치력을 키워야 한다 - 농민신문
[ 2015-04-08 17:13:25 ]
글쓴이  
관리자
조회수: 9889        
링크 #1  
http://www.nongmin.com/article/ar_detail.htm?ar_id=248635&page=1&ar_part1=15&ar_part2=&ar_type=3 , Hit: 10447


[양승룡 칼럼]농업의 정치력을 키워야 한다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미국·유럽연합(EU)·중국 등 농업 대국들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초스피드로 체결돼 빈사상태에 빠진 농업에 또다시 초대형 쓰나미가 덮쳐오고 있다. 우리 농업으로서는 가장 두려운 상대인 중국과의 FTA가 체결되자마자 거대 FTA로 불리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적극적으로 가입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일본·호주 등 태평양 연안 12개국 간의 자유무역협정인 TPP의 가장 커다란 난제였던 일본 농업시장 개방이 가시화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의 농협중앙회 격인 일본의 전국농협중앙회(JA전중)를 해체하는 초강수를 동원한 일본정부는 농업계의 반대를 꺾고 TPP를 이른 시간 내에 성사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잃어버린 20년간의 경제침체를 타개하고 다시 군사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전략으로 미국 주도의 TPP 체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그간 걸림돌로 여겼던 농업을 희생하기로 한 것이다.


 일본에서 진행 중인 일련의 변화는 우리 농업에도 적지 않은 의미를 준다. 한국 정부나 언론·경제계도 경기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발판으로 신속한 TPP 가입을 주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농업 때문에 한·중 FTA에서 산업계의 이익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고도 한다. 이러한 주장들은 국가경제 운영전략에서 농업을 배제하거나 포기하자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이는 한·미나 한·중 FTA 등이 농업에 대한 영향평가나 치밀한 전략 없이 매우 급속하게 진행되었을 때 이미 예견됐다. 이 모든 것은 농업의 정치력이 약화됐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농업인구의 감소와 하락하는 국민총생산(GNP) 기여도는 농업의 역할이나 존재감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져왔다. 여기에 최근 헌법재판소가 결정한 선거구 조정은 농업의 정치력을 더욱 하락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농업은 경제력과 함께 정치력에서도 쇠퇴하고 있다. 이는 농업예산의 감소와 정치적 배려의 축소를 의미한다.


 농업인구나 국가경제에의 기여도가 감소하는 현상은 농업선진국들도 마찬가지다. 2012년 미국의 농업인구는 전체 인구의 5%인 한국에 비해 훨씬 적은 1%대로 2007년에 비해서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과 연구개발(R&D) 예산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미국인의 농업에 대한 이해와 철학, 그리고 이에 근거한 정치구조와 농업의 정치력에 기인한다.


 농업의 정치력은 외부에서 주어지지 않는다. 더 이상 기댈 곳 없는 농업계 스스로 지켜나가고 만들어가야 한다. 정치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국민의 마음을 얻고 사랑받는 농업이 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에 치밀하고 조직적인 전략과 이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순수한 농업인들의 자조 조직이면서도 공공기관으로 관리되는 농협의 정체성과 지배구조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적 대의기구를 통해 정책 결정과 예산 배정, 시장개방 협상과정에 직접 관여해야 한다. 농업과 관련된 제도와 정책법안에 누가 어떤 발언을 하고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 일일이 따져 선거에 반영해야 한다.


 반면 모래알처럼 흩어진 농심과 정치적 무관심은 한국농업의 정치력을 갉아먹는 주범이다. 누워서 침 뱉기 식의 상호비방이나 소모적인 갈등은 내려놓아야 한다. 식품안전사고나 횡령사고는 치명적인 손상을 가져온다. 혼탁하고 부정한 조합장 선거는 농협의 독립성과 자주성을 훼손하는 결정적 사안이 될 것이다. 이제 한국농업의 살길은 농업의 정치력을 높이는 데 달려 있다. 생각과 의견을 모으고, 함께 요구하고, 뭉쳐 행동해야 한다. 농업의 중요성과 힘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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